매거진 방백

언젠가 올 너에게 미안해

좀 더 많은걸 나누며 살고 싶어

by 주아나


나는 아직 사랑해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연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구분하지도 못한다. 감정적으로 본다면 아직 유치원 티를 못 벗어난 셈이다. 이런 내게도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다시 소중한 사람이 생길까?


나는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애완동물도 동생도 애인도 아이도 없는 내 핸드폰 속 사진첩은 온통 음식 사진뿐이다.


언젠가 먹었던 음식, 그마저도 그 날 친구에게 '난 오늘 이런 거 먹는다.'라고 자랑할 의도로 찍어놓고 삭제하는 것도 잊어버린 그런 사진들 뿐이다.


사진첩을 한참 훑어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심코 흘려보내고 기록하지 않는 이 순간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라는 것을.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언젠가 내게 올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특별히 일기를 쓰는 버릇도 없고,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언젠가 올 사람에게 무엇을 공유해야 할까.


'20살의 너는 어땠어?'


그 질문에 나는 무엇으로 대답할 수 있을까. 사진도 일기도 말재주도 없는 나의 20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기록하지 않은 채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왔을 때 좀 더 산뜻하게 웃을 수 있도록 좀 더 많은걸 나누고 공유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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