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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vin Dec 01. 2016

여름 아이

겨울밤 단상

겨울바람이 옷깃 사이로 파고들 때면

여름날의 꿈을 꾸지요.


머리가 아플 정도의 칼바람도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 입 먹은 것처럼,


발을 애리는 통증 같은 추위를

여름 숲 속 깊은 계곡물에 담근 것처럼,


지친 몸을 뉘어 이불속으로 들어가면

살포시 다가오는 따듯한 아내의 살결에

나는 따스한 여름날의  꿈을 꿀 수 있어.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멜로디 삐리링뾰로롱

품에 한 가득 안기고서 나에게 속삭이는 요정이 있어.


"빨래 다됐네, 가서 널어줘라"


돌아와 몸을 뒤척여 돌아 누우면

꼬꼬마 딸아이의 숨결이 콧등에 내려온다.


한 겨울 얼었다가 갓 녹은 시냇물 소리처럼

귓가에 흘러오는 목소리가 있어.


"아빠... 물 가져와."


아름다운 이 겨울밤

나는 여름을 꿈꾸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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