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아마도 비를 마구 쏟아 낼 준비를 하는 듯하다. 검은 하늘에 번쩍이는 번개도 보이고 우르르쾅 천둥소리도 들려준다. 심상치 않은 날씨에 나의 새벽 명상은 콩닥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간신히 끝냈다.
주말 가족과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세차게 몰아치던 비바람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 와이퍼가 수없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앞차의 불빛에 의지해 차량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을 했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앞이 보이지 않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도로에서 느꼈던 10분 동안의 두려움은 아주 강력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내년 이맘때쯤 장마철에 나는 비바람이 몰아치던 집으로 돌아오는 도로에서 느꼈던 두려움의 잔상이 떠오를 듯하다. 강렬하게 남아 있는 그때의 두려움은 잊지 못할 하나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예측불가. 상상하지 못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2020년에 살고 있는 나.
누구를 위한 부동산 대책인지 알 수 없는 대책들로 연이어 터져 나오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방안들. 이렇게 법안이 통과되고 실행되는 것이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라면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강화하고자 하는 여러 법 개정은 몇 년이 지나도 왜 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살기 좋았던 나의 나라가 이제는 살기 힘든 나라로 변해가고 있는 2020년이 버겁고 버겁다.
올해 여름휴가는 없다. 남편은 하루라도 더 일을 해서 코로나 19로 인해 감소했던 매출을 채우려 하고 있고, 여름휴가비용으로 사용할 할 돈도 아끼려고 한다. 갑작스럽게 내리 퍼부어 대던 폭우처럼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2020년의 혼란스러움의 답답함과 두려움에 투정을 부려 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주문을 외워본다. 답답함이. 두려움이 지나가기를 주문을 외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