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으로 이사를 왔다.

아직은 주택 생활권에 적응 중입니다.

by 새나



익숙했던. 편리했던. 아파트 생활을 떠나 주택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준비를 하는 3개월. 확신이 없었던 나의 주택으로 이사는 불편한 감정과 기대의 감정이 공존하고 있었다.


'음식쓰레기는 어떻게 버리지? 쓰레기 분리수거는?'

'도로를 건너 15분 거리에 위치한 아이들 학교 등하교는?'

'주택은 벌레들도 많다는데...'


이사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주택으로 이사의 좋은 점보다는 불편한 것들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었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익숙한 나의 아파트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억지로 주택의 좋은 점을 찾고자 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작은 마당과 여름이면 미니수영장에 물을 한가득 받아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아이들의 모습. 늦은 저녁 아이들과 마당에 텐트를 치고 꼬마전구를 달아 캠핑을 즐기는 모습. 선선한 가을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우리 가족의 모습. 주택으로 이사는 코로나 19 시대에 실내에 갇혀 살았던 우리 가족에게 사람답게 살게 해 줄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2월부터 코로나 19로 아이들과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주말마다 여행을 다녔던 우리 가족은 더 이상 주말여행을 가지 못했다. 7월로 접어들면서 우리 지역에 코로나 감염자가 나오지 않자 조금씩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했다. 그동안 놀지 못했던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는 1시부터 저녁을 먹기 전 6시까지 쉬지 않고 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다.


8월이 되자 갑자기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 감염자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2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다시 아이들은 집안에 갇혀 지내게 되었고, 놀이터는 더 이상 나가서 뛰어놀 수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몇 시간을 뛰어놀아도 즐거워했던 아이들에게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에 화가 났다.


아파트 단지 안의 놀이터. 아파트 단지 앞의 편의시설들.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 2분 거리에 위치한 초등학교. 아는 엄마들과의 수다시간들... 편리하고 익숙한 아파트 생활권이지만 지금 나와 아이들은 이 모든 것들을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나갈 때면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치는 이웃과 거리두기를 하게 되고, 혹여나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을 보기라도 하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도. 나도 주택으로 이사가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것이 두렵고. 불편할 수도 있는 주택생활이 이제는 기다려졌다.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기 어려워 매일 아파트 주위를 빙빙 돌았던 남편 역시 주택으로 이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에 북상하는 날 주택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전날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쳤지만 당일 이삿날에는 후덥지근한 날씨 외에는 태풍의 위력은 없었다.


미국 뉴욕 사람들도 도심을 떠나 교외로 이사를 선택하고 있다. 뉴욕 중심가의 부동산 가격으로 교외에 위치한 수영장이 있는 단독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더 넓은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싶은 뉴욕 사람들은 도심을 떠나 한적한 곳의 단독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게 되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더 이상 도심에서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파트보다 이제는 나만의 생활권이 보장된 단독주택으로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58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