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을 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by 새나

이곳 주택으로 이사를 온 뒤 2주일 상간에 2개의 강한 태풍이 지나갔다. 처음 겪어본 강한 비바람에 가슴이 콩닥 대기 시작했다. 마당 한편에 놓아둔 화분이 날아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창문을 바라보았고, 박스와 종이류를 따로 모아 대문 앞에 내놓았는데 혹시나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까? 다시 집안으로 가지고 들어와야 하는지. 파지를 수거하는 사람들이 빨리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시로 밖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점점 비바람은 강해졌고, 휴대전화에도 재난문자가 연달아 수신음을 알리고 있었다.


온 집안의 창문과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무사히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방의 환풍기 사이로 강한 바람의 소리가 들린다. 비바람이 창문 유리를 내리치기도 하고, 다용도실 뒤편 나무가 사정없이 흔들거리기도 한다. 뭔가 일을 낼 듯 강한 위력을 뽐내는 비바람은 연신 우리 집 창문 유리를 내리치고 있다. 아이들도 무서워 이불을 덮고 빼꼼히 눈만 보이는 자세로 엎드려 있다.


바람의 강도가 점점 약해진다. 다이닝룸 통창을 통해 바라본 밖은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는 듯했다. 정신없이 흔들어 대던 화분의 화초들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리저리 우리 집 마당 안전한지. 강한 비바람을 잘 견뎌 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나뭇잎과 흰색 스티로폼들이 잔디 위에 넓려 져 있는 것 말고는 잘 버텨낸 듯해 보였다.


그늘과 비를 막아주는 처마 위를 살펴보다가 보니 왼쪽 구 석 한편에 비가 새는듯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2층 테라스에서 누수가 발생했거나 사정없이 내리치던 빗물이 어느 틈새로 흘려들어가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정확한 원인은 완전히 비가 그치고 난 뒤에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신축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선택했는데도 소소하게 손댈 곳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담벼락의 수평이 맞지 않고. 단단하게 대문을 지탱해주지 못하고 있는 담벼락 보수도 해야 하고. 1층 화장실 세면대 배수에 한두 방울 물이 새는 것도. 1층 마당 처마 누수도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도 소소하게 확인해야 할 곳들이 남아 있다. 신축이라서 몇 년은 집 보수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신경 쓰고 봐줘야 할 곳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 모를 작은 벌레들도 어디선가 계속 나타난다. 벌레 퇴치기를 켜놓았는데.. 눈에 보일 듯 말듯한 작은 벌레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듯해 보인다. 이 벌레들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는지... 우리 집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 좁쌀만 한 벌레들과의 이별은 언제쯤 가능해질까?


아직은 새로운 것들 투성인 단독주택의 생활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한 단독주택생활이지만 손을 대야 할 곳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밥상 위에 기어 다니는 좁쌀만 한 벌레를 볼 때면 마음 한편에 턱 막힌 듯 답답해진다. 아주 크게 한숨을 내쉬어 보기도 하지만 쉽사리 답답한 마음은 사라지 않는다.


아이들과 2층 거실에 누워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고 있었다. 둘째 녀석이 하늘에 별이 반짝인다고 별이 뜬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다. 별을 본지가 얼마만인지 벌떡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서너 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와~ 얼마 만에 별을 보는 거야!" 오랜만에 별을 본 나는 아이들만큼이나 신나 있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없다. 아파트 1층에 살아서 해가 지면 블라인드를 내려야 했기에 별이 뜨는지 달이 뜨는지 알 길이 없었다. 별이 뜬 밤하늘을 한참을 바라고 있으니 하루 종일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빗소리에 피로가 사라지고. 밤하늘 별의 풍경에 답답한 마음이 사라졌다. 주택에서 느끼는 자연이 주는 선물.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주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왜 자연과 함께 하는 주택생활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 빗소리만으로도. 밤하늘의 별 만으로도. 나의 답답한 마음과 피로에 지친 나의 몸이 치유되고 있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나는 지금 주택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느끼고 몸소 체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