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거리에서 벗어나는 방법

더 중요한 일 시급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by 새나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들 틈에 나는 홀로 멍하니 서 있었다. 주택으로 이사 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매번 혼자였다. 순간순간 말을 건네 볼까 나의 마음이 꿈틀 되기도 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불필요한 감정소비에 시간을 낭비할 것 같은 불안감에.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말을 건네는 것은 아니라는 합리적인 핑곗거리에. 그냥 혼자 아이들이 교문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친해진 아이 엄마들이 나의 단독주택 이사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나에게 건넨 말이 "주택 살면 사람 사귀기 힘들 텐데.!!"였다. 3달 가까이 살아보니 또래 엄마들을 만나는 것도. 아이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아파트 생활에서 만큼 주어지지 않는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문다. 그냥 흘러 버릴 생각들을 붙잡고 허상 속에 걱정들을 만들고 있다. 일조지환(一朝之患). 하루아침에 사라질 근심. 하룻밤만 지나면 없어질 근심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근심에 나의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나와 맞지 않는 불편한 인연이 될 수도 있을 사람과의 만남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나의 생각들이 나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었다. 쉽게 생각하면 될 일들을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는 나의 걱정을 만드는 습관 때문에 매번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이다. 아무도 나에게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데도 나는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고, 혼자 아이들 학교 교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나의 모습에 신경 쓰이고, 하루아침에 사라질 티클만 한 걱정에 마음이 불편해하고 있었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 책 속의 글 중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유유상종. 굳이 힘쓰지 않아도 비슷한 사람끼리 자연히 모인다. 먼저 나 자신을 근본 위에 바르게 세워야 한다. 내가 바른 뜻 위에 굳게 서면, 바른 뜻을 가진 사람이 함께 한다. 억지로 사람을 만나고자 애쓰지 않기로 했다. 지나친 감정소비로 마음을 다친 적이 있었던 나에게 새로운 곳에서 사람들과의 인연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만의 합리적인 기준을 내세워 최대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을 우선시했다. 좋은 사람들 곁에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몰려든다. 나 역시 좋은 사람들에게 끌리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를 건넨 적이 있다. 굳이 힘쓰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사람들은 끼리끼리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어 있다.


매일 사람들 틈에서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지내왔던 지난 시간들에 익숙해져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어색했고, 어떻게든 사람들과 친해져 이 어색한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혹시나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에 상처가 생기면 어쩌지 망설였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잘 지내고 있는 나의 모습에 억지로 애써서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으려는 마음. 이 마음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근심이 되고 걱정을 만들었다.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더 중요한 것. 더 시급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책을 읽는 시간이 더 중요했고, 글을 쓰는 일이 더 중요했기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나는 집중했다. 자연스레 사람들과 사귀어야 한다는 걱정에서 벗어났고, 혼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문 앞에서의 어색함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지금 나는 더 중요한 일에. 시급한 일에 집중하고 있기에 그 외의 것들은 신경 쓸 여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