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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May 26. 2021

꽃은 꽃대로 아름답고, 별은 별대로 아름답다

안도현의 문장들 고백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시의 구절이다.  나, 너, 우리 모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다 저마다 빛나는 별 하나쯤 가지고 사는 것이다. 세상에 어느 하나 하찮은 존재는 없다. 모두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도현 시인 등단 40주년 기념 #안도현의 문장들 #고백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스무 살에게 바치는 고백의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아가 혼란의 시간 속에 살아가는 모든 20대에게 바치는 진실 어린 고백이기도 하다. 안도현 시인의  고백의 문장들과 함께  자연의 풍광을 담아낸 사진들도 잔잔한 마음의 위로를 주고 있다.


도토리의 삶이 나무에서 떨어지고 난 뒤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실패 속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삶의 활짝 꽃은 사람마다 다르게 피어난다는 것을.  


별똥별이 아름다운 것은 빛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떨어진 곳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절한 소원을 담아 떨어지는 별똥별에게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반짝이는 별똥별의 모습이 아닌 별똥별이 들어줄 나의 소원에 목이 빠져라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물을 반듯하게만 바라보지 말고 거꾸로도, 반대편에서도, 측면에서도,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삶이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고 회의하는 자만이 위험한 생을 즐길 수 있지. 하지만 삶 자체가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될 때는 다시금 안전한 쪽을 바라보는 게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생이지. 생이란, 위험과 안전 사이의 줄타기.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위험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할 때가 있다. 그 위험 속에 뛰어든 대가는 내가 원한 결과를 가져 주기에 인생에 한 번쯤은 용기를 내어 뛰어 들어간다. 저자가 20대 자신에게 전하는 문장들 속에서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혼란의 시간을 겪고 있는 나와 또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고 있다.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 길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반드시 길이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 앞에서만 없던 길도 생기는 법이다. 뛰어오르라고, 도전하라고 벽은 높이 솟아 있는 것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과 이별을 하는 순간. 도전이라는 높은 벽을 넘을 수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마음도 몸도 병들게 한다. 저자의 문장들이 말하는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길이 없다고 미리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길이 있을 거라고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면 없던 길도 생길 것이다.


봄날에 눈부시게 피어난 꽃잎을 보며 경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꽃잎의 눈부심을 위해 혹한 겨울, 꽃잎의 언저리로 눈보라가 지나갔음을 기억할 줄 아는 사람이다.


봄날에 눈부시게 핀 꽃들은 그 눈부심을 위해 혹한 겨울을 견뎌 냈다는 것을 안다는 것. 소소한 삶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냥 지나치는 이름 모를 들꽃들에게 그들이 그 자리에 피어 있는 의미를 부여하고, 어둡고 적막한 외로움 속에서 진정한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천천히 세상의 이야기를 느끼고, 사색하며 걷는 그들의 느린 발걸음 속에 깃든 세상과의 대화가 시로 깃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꽃은 꽃대로 아름답고, 별은 별대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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