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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Jun 06. 2021

꽃으로 마음을 다독이는 법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꽃집을 운영하는 청년 성공스토리에 관한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처음 방송 시작은 "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라는 배경음악과 함께 꽃을 손질하고 있는 여자분을 비추었다. 나는 당연히 젊은 여성 플로리스트의 성공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카메라는 다른 곳을 비추었고, 건실한 남성 플로리스트가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그의 손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꽃들은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2호점을 생각할 만큼 그의 꽃에 대한 열정 또한 남달랐다. 세상을 보는 나의 좁은 시선이 들키고 말았다. 꽃을 좋아하는 남성들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보고 아는 것에 나의 시선을 가둬 버리고 아주 좁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저자는 일 년 열두 달 피고 지는 꽃들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이는 법 배웠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꽃들이 따로 있고, 그들이 풍기는 향기와 의미하는 꽃말도 달랐다. 봄에 새싹을 피우기 위해 겨울 내내 땅속에서 고요한 비명을 지르며 애쓰는 작은 씨앗의 몸부림을 알아채리는 것. 꽃에게 마음을 기울이며 알아낸 꽃 처방전에는 흔들리고 지친 우리들을 위로한다. 어떤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나에게 부딪치는 의미의 파장 에너지는 다르게 와닿는다.


길고 긴 겨울을 버티며 얼마나 많은 꽃이 활짝 피어 날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봄에 피어난 꽃들은 겨울 내내 땅속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견디고 기다리며 인내의 시간의 견뎌 내고 핀 꽃들이었다.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꽃이라고 생각했지. 그 꽃이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고된 시간을 견뎌 냈는지 알지 못했다. 저자는 봄을 활짝 핀 결과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3월 튤립, 4월 양귀비, 5월 스위트피 봄을 대표하는 꽃이다.


그때의 내 모습이 자연스럽고 즐거울 수만 있다면 나를 포장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감추는 모습이 아니라면 말이다.


여름, 풀어져도 괜찮은 계절 , 여름 중 8월 수국은 물을 아주 좋아해서 물만 잘 주면 한 달 가까이 탐스러운 자태를 자랑한다. 수국은 땅의 상태에 따라 푸른색을 띠기도 하고 붉은색을 띠기도 한다. 땅의 성질에 따라 모습이 변하는 수국처럼 우리의 삶도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내가 행복하고 자연스러운 곳, 그것이 내가 살아갈 곳이다.


메말라버렸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의 감정뿐. 반드시 새롭고도 열렬한 무엇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적절한 시기에 지지대를 세워 엉키고 쓰러지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가을 넓어질수록 깊어지는 세계. 9월의 꽃 클레마티스는 덩굴 식물이다. 혼자 지탱할 수 없어 지지대에 의지해 자란다. 가을이 되면 많은 꽃들의 잎들이 떨어지고 메말려 가기 시작하며 겨울을 준비한다. 지금은 메말려 버려 볼품없지만 겨울을 버티고 다음 해 봄을 기대하며 열렬한 무엇으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의 삶도 가을의 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일.


꽃들의 흐름으로 시간의 흐름을 느끼듯. 봄은 포피, 여름은 미국자리공, 가을은 로자, 겨울은 바로 미모사 다.


겨울 고요하게 역동적인 시간. 꽃들의 흐름으로 시간을 느낀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의 시작과 끝이 다르고, 색감도, 향기도, 이름도 다른 꽃들 모두가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가 있다. 축하를 위해 사용되는 꽃들, 사랑을 고백할 때 사용되는 꽃들, 집 분위기를 바꿔주는 꽃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부의 손에 들린 꽃들, 슬픔을 애도하는 꽃들, 등등. 이 세상의 모든 꽃들은 저마다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의미가 있고, 필요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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