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부리는 사람은 금을 나눠 주면 옥을 못 가져서 불평하고, 공의 작위를 내려 주면 제후를 못 받아서 원망하니, 권력과 부귀를 가졌으면서도 구걸하고 빌어먹는 거지노릇을 달갑게 여긴다. 그러나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명아주 국같이 초라한 음식도 진수성찬보다 맛있어 하고, 거친 베옷도 모피보다 따뜻하게 여기니, 평범한 백성이더라도 그 넉넉한 마음은 왕후장상에 뒤지지 않는다.
-채근담 후집 30
김밥장사로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했다는 박할머니의 기사를 보았다. 박할머니는 40년간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이어왔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도울때 가장 행복하고 걱정도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봉사는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위라는 말도 있다.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얻는 것이 더 많다. 약속장소에 가기위해 길을 걷다가 무거운 짐을 자전거에 옮겨 싣기 위해 애쓰시던 할머니를 도와 드린적이 있다. 짐을 옮기다가 밝은 색 외투가 오염이 되어 버렸다. 지나가다가 누군가에 의해 옷이 더러워 졌다면 그날 하루는 하루종일 기분이 별로 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냥 툭툭털고 오염이 묻은채로 약속장소로 향했다. 친구가 나의 더러워진 옷을 보고 칠칠 맞게 뭘 그렇게 묻히고 다니냐면 핀잔을 두었지만 그 말 조차 웃으며 그냥 넘겨 버렸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약속에 신경써 입었던 옷이 더러워 진것 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그 시간이 더 마음에 남았다. 사소하지만 이 작은 도움도 하루종일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데 오랫동안 꾸준히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아직 누군가를 위해 온전히 마음을 다하지 못한다. 내 것이라는 경계를 확실히 그어 노은 다음 그다음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나눈다. 내 것 부터 챙기고 그 다음이 남이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나역시 그것을 가지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가 보기도 한다. 금을 나눠 주면 옥을 못가져서 불행해 하는 사람들 처럼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없는 것에 욕심을 부리고 마음을 쓴다.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나는 알지 못했다. 여전히 없는 것에 불만이 가득하고 나만 그렇게 못사는 것 같아 세상에 원망을 소리쳤다. 마지막 남은 재산까지 모두 기부를 약속한 박할머니의 모습에 나의 가난한 마음을 다독인다.
행복은 마음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