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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이모여 시내를 이루듯이.

by 새나

먹줄도 꾸준히 톱 삼아 쓰면 나무를 베고, 물방울도 오래도록 떨어지면 돌을 뚫는 법!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힘써 노력해야 한다. 물이 모이면 절로 시내를 이루고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자연히 떨어지는 법! 도를 깨달으려는 사람은 모든 것을 천기(天機)에 내맡겨야 한다.

-채근담 후집 110


하루의 나를 되돌아보기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형식의 에세이를 썼다. 그날 하루의 나는 어떻게 살았는지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떤 날은 외로이 아둥바둥 하는 모습에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고, 어떤 날은 나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볼 수 있어 마음이 넉넉해 졌다. 그렇게 나의 하루를 조금씩 글로 써내려 가면서 내가 살아온 흔적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시간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답답함을 글로 써내려가다보면 답답함이 사라지는 답을 얻는다. 매일 반복되는 걱정들로 마음이 답답할때 글을 쓰다보면 걱정은 쓸데 없는 생각으로 변해 버린다. 그렇게 꾸준히 글을 쓰며 나를 위로하고, 나를 조언하며, 나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물방울도 오래도록 떨어지면 돌을 뚫는 것 처럼 나의 글쓰기도 조금씩 단단해 지고 있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작은 불씨가 되어주는 글이 되고 싶다. 물이 모이면 절로 시내를 이루고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자연히 떨어 지듯이 모든 것을 천기(機)에 내맡기고 나는 늘 그래 왔듯 꾸준히 노력하며 살면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은 흘려 갈 간다.


노력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삶이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다.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 하다보면 그 작은 일들이 곁곁이 쌓여 나의 삶의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 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무엇인가를 시작하기가 두려워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나의 젊은 시절 어머니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겼다. 여자의 몸으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홀로 식당일을 잘 해 오셨던 단단 하셨던 분이 나이가 들면서 사소한 일 조차 시도 해보는 것을 두려워 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권해 드렸다. 하루 30분 동네 산책하기. 매일 불경쓰기등 어머니가 하실 수 있는 작은 것 부터 시작해 보라고 말씀드렸다. 1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는 습관처럼 매일 산책을 하고, 매일 불경쓰기를 하고 계신다. 사소한 것 같은 일들이 이제는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는 습관이 되어 버린 산책과 불경쓰기이다.


목표가 클 필요는 없다. 너무 큰 목표는 도달하기 까지가 너무 힘이 든다. 아주 작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다보면 그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시내를 이루듯이 나의 삶의 변화도 시작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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