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덜어 버린 만큼 초탈할 수 있으니,
불필요한 관계는 줄이면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불필요한 말을 줄이면 과실이 적어지며,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면 정신력이 소모되지 않고,
총명함을 내세우지 않으면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덜어 버릴 줄 모르고 오히려 날마다 더하는 데 힘쓰는 자는 참으로 자신의 인생을 속박하는 사람이다.
- 채근담 후집 132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면서 덜어내는 것보다는 채우려는 것에 애썼다. 모자란 지식을 채우고, 모자란 종잣돈을 채우고, 모자란 사람과의 관계를 채웠다. 채움이라는 것이 채우면 채울수록 더 부족함을 느꼈다. 이만큼 채웠으니 더 큰 그릇을 가져와 더 많이 담으려고 애썼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오만해지고 거만해졌다. 나의 생각이 옳다는 고집에 주위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채우는 것에만 온 힘을 다했다.
재테크를 시작하기 전보다는 자산도 늘어났고, 먹고사는 편리함도 더했다. 하지만 더 가지고 싶은 욕망과 더 채우려는 욕심이 내가 가진 것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려 버렸다. 가진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없는 것에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렇게 매일을 만족하지 못하면서 무엇을 얻는다 해도 행복하지 못했다. 즐겁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했다. 나보다 좋은 것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들처럼 되지 못했던 나를 원망했다. 조급함이 선택의 지혜를 덮어 버렸다. 삶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체 나는 그렇게 나 스스로 힘들게 하는 선택의 오류에 사로잡힌 재테크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의 삶이 힘들다고 비명소리를 내면서부터 나는 조금씩 지친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매일 나를 찾기 위해 매일 나를 비웠던 것처럼 비워내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더하니 이미 많은 것들이 나에게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덜어내기 시작했다. 덜어 낼수록 더 풍족함을 느꼈다. 내가 가진 것들이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친 다는 것을 알았다. 덜어내야 무엇인가를 더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채우기 위해 애쓴 힘든 나의 마음에게 쉼을 주기로 했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덜어 내면서 알아갔다. 무엇인가를 얻는다는 것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된다는 것이다.
내 삶이 중요한 것이 우선이다. 보이는 삶은 나를 위한 삶이 아니다. 허름한 집과 옷가지에 검소한 생활을 해오신 퇴계 이황 선생의 삶이 현시대 사람들에게 까지 큰 깨달음과 삶의 지혜로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물질적 풍요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행복한 삶의 방법은 각자 다르다. 모두가 같은 방법으로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 아니다. 나의 행복의 조건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호화로운 저택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고, 허름하지만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퇴계 선생의 삶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의 삶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