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양보하여 다른 사람을 먼저 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조금 덜어 다른 사람들에게 맛보게 하라.
바로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채근담 전집13
사람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보면 그 속에는 자신들이 더 잘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랑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내가 너보다는 더 잘살고 있어' 라는 말들 속에는 자식자랑, 남편자랑이 대부분이다.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것보다는 외부에 있는 자랑거리를 찾는다. C가 SNS에 결혼기념일에 받은 명품가방을 올려 놓았다. 부러운 마음이 먼저였다. 나도 갖고 싶은 욕망이 그 다음이었다. 작은 스마트폰과 카드지갑만이 간신히 들어 갈것 같은 가방의 가격을 보니 나에게 돈이 있다고 한들 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외출이 대부분인 나에게 그 가방은 아무 쓸모가 없는 가방이 였다. 사진속에 보여진 가방만을 보았을때는 부러움과 가지고 싶은 욕망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쓸모를 생각하니 더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C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새로산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C와의 대화는 매번 피로감이 든다. C에게 몇번 밥을 산 적이 있다. 한번 쯤은 C가 밥값을 계산하거나, 커피 값을 계산 할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내가 살께! 다음에 너가 사!"라는 말은 C에게는 그냥 흘러 듣는 말이 였다. 자신의 새로산 값비싼 물건들에만 돈을 쓸줄 알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돈을 쓸 줄 몰랐다. C 주위에는 사람이 점점 사라졌다. 나 역시 그녀의 만남에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기에.
D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돈이 거의 없다. 대부분 아이들을 위해. 가정의 생활비로 대부분의 돈을 사용했다. D에게 아이들이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과 옷가지들을 준 적이있다.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기에 필요한 사람에게 주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통은 중고마켓에 판매를 하지만 이번에는 D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알고 있었기에 D에게 주었다. 그리고 몇일 후 D가 밥을 사겠다는 연락을 했다. 장난감과 옷가지들을 챙겨줘서 고맙다며 밥을 한번 먹자는 것이 였다. 자신에게 쓰는 돈은 여러번 고민 끝에 사용하지만 타인에게 쓰는 돈은 넉넉히 쓴다. D는 자신의 접시에 놓인 맛있는 음식을 조금 덜어 다른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자신의 자랑보다는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 말한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 또한 D의 남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성품 덕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만나는 것을 즐거워 한다.
조금 덜 먹고, 조금 늦어 진다고 나의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여유로운 생각과 일상속에서 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확률이 높고, 급하게 가다가는 넘어질 확률이 높다. 내 것에만 신경쓰고 나누지 못하면 사람들은 인색함에 거리를 두고 점점 멀어진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내 것을 조금은 나눠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