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집안일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다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엄마에게도 엄마의 시간이 존재하게 된다.
습관처럼 아이들과 지내온 시간들이 하루아침에 나의 시간으로 교체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어도 밥은 잘 먹는지, 친구들이랑 잘 놀고 있는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이뻐해 주시는지, 다치지 않게 잘 지내고 있는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아이들과 엄마의 시간은 다른 장소 같은 시간 속에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게 되고 온전히 엄마의 시간을 가지게 된 엄마들은 생각한다.
무얼 하지?
정작 엄마의 시간이 있음에도 무얼 해야 할지 모른다.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밀린 빨래를 한 다음 그다음은?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오랜만에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는 순간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감정에 기분이 우울해지는 경험을 느껴본 적이 있다.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문화센터에 가서 재봉 수업을 들어 볼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6개월 정도가 지난 시기의 엄마들은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고자 한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기도 하고, 다이어트를 위한 요가나 헬스, 필라테스, 아이들 옷을 만들어 주기 위한 재봉 수업을 듣고 싶어 하기도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직접 옷을 만들어 주고 싶기도 했고, 아이들의 의류비도 절약할 겸 문화센터에 3개월 동안 다녔다.
문화센터 비용은 3개월에 5만 원이었고, 재료비는 별도이다.
대구 서문시장에 가면 도매 원단시장과 재봉 부자재 도매업체들이 많아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재료비도 절약할 수 있었다.
원단 같은 경우는 유행이 지났거나, 자투리 원단 같은 판매가 불가능한 제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을 주로 이용했다.
아이들 옷을 만들다 보니 원단 사이즈가 1마 정도면 충분했기에 저렴한 원단을 구입해서 아이들 옷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
처음 배워보는 재봉 수업이었지만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나? 할 정도로 재봉을 배우고 옷을 만드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일주일에 1회 수업 한 달에 4회 수업으로 3개월이면 12회 수업으로 나는 아이들 옷과 나의 원피스, 겨울 쟈켓 등을 만들었다.
아이들 외투 5개 정도 딸아이 원피스, 둘째 아들 바지와 여름 나시 등 1년 동안은 아이들 옷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 커플 외투는 2벌 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겉감은 2온스 패딩 원단으로 1마에 4,000원 2마를 구입했고 안감은 짜투원단 매장에서 1마에 1,000원에 매입했다
초겨울용 버버리 안감 후드 패딩 코트는 버버리 st 원단이 1마당 4,000원이고 3 마구 입 프라다 st원단 겉감은 자투리 원단 매장에서 1마당 2,000원 2마를 구입해서 만들었다
남은 버버리 st원단으로 딸아이 원피스 2개와 아들 조끼를 만들었다
내가 만들어 준 옷을 입고 어린이집에 가면 선생님들께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이라고 자랑도 하고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을 많이 좋아했다.
요즘도 딸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외투가 이쁘다고 겨울 내내 입고 다닌다.
12주 정도 배운 재봉 실력이라도 재미가 있고 집에서도 시어머니가 쓰시던 오래된 브라더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옷을 만드는 실력 역시 좋아졌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옷을 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딸아이 친구 엄마는 원단을 주면서 원피스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할 만큼 나의 옷을 만드는 실력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었다.
남편과 시어머니는 동네에 작은 공방을 개업해서 아이들 옷을 만들고 싶어 하는 엄마들에게 옷을 만드는 법도 가르쳐 주고 옷을 만들어 판매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옷을 만드는 것을 좋아 하지만 누군가를 가르쳐주고 내가 만든 옷을 판매할 정도의 제품으로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당시 나는 옷을 만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공방 개업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12주 동안의 재봉 수업을 듣고 옷을 만들면서 우리 아이 옷을 보고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엄마들의 부탁으로 옷을 만들어주고, 지인들의 부탁으로 옷을 수선해주거나 아이들 옷을 만들어 주면서 소소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도 받고, 원단 비용과 수고비로 조금씩 받기도 했다.
그리고 남편 지인이 운영하는 헬스장 헬스복 수선으로 소소한 금액을 받고 수선을 해주기도 했다.
아이들 옷 가랑이가 터지거나 작아진 원피스에 안 입는 레이스를 잘라 원피스 밑단에 달아 입혔고, 색이 바랜 티랑 작아진 바지를 리폼해서 스커트를 만들어 입기도 했다.
내가 재봉을 배우면서 공식적인 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남편 지인의 헬스복 수선 정도지만 아이들 의류비와 나의 의류비를 절약할 수 있었고 매번 바지 수선을 세탁소에 맡기던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다.
취미로 배운 재봉이 나에게 소소하게 수익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 당시 내가 공인중개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면 남편과 시어머니 말대로 나는 작은 공방을 지금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요즘도 가끔 남편의 옷 수선이나 아이들 옷 수선을 해주고 있다.
소소하게 집에서만 하던 나만의 취미생활이 누군가에는 필요한 정보가 될 수도 있고, 제품이 될 수 도 있으며, 지식이 될 수도 있다
네일 아트에 관심이 많았던 나의 지인은 동네 엄마들에게 네일을 해주면서 소소한 수익이 발생했고, 다른 지인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여러 엄마들의 부탁으로 밑반찬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엄마들의 취미생활이 소소하게 수익을 발생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엄마의 재테크가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