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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Apr 14. 2023

나는 왜?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책 속에 길이 있다'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 아이들 입에서도 흘러나오던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 길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부자가 되는 방법, 걱정을 없애는 방법,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해답은 책 속에 담겨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이 가득한 책들의 이야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책을 읽는  인구 중  대부분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글 쓰는 사람들끼리 책품앗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느 글쓰기 수업에서 던져진 질문이다. 나는 왜 살아가는 걸까.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문득문득 던져지는 질문들에 답을 찾고자 했지만 결국에는 찾지 못했다. 길을 찾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건네진 것은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의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의 시였다. '나무병에 우유를 담는 일, 꼿꼿하고 살갗을 찌르는 밀 이삭들을 따는 일, 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들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 프랑시스 잠의 시에는 위대한 것은 사소한 일상을 그럭저럭 살아내는 인간의 일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재형#난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에서는 저자가 살면서 고민하던 주제들 자아, 희망, 굼, 실패, 죽음, 우정, 여행 등과 관련한 문제들을 고전 문학 속 주인공들은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는지를 살펴보고 자신의 철학적 사색을 곁들인 결과물이다. 고전에서 찾은 저자만의 행복정원으로 걸어 들어가 본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는 것이 뭐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서머싯 몸 [달의 6펜스]는 화가 폴 고갱의 생애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로 예술가의 삶을 동경한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가 화가가 된 후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달은 스트릭랜드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비유하고, 6펜스는 현실 세계나 돈과 물질의 세계를 비유한다. 달의 세계에 매혹되어 6펜스 세계를 탈출하는 화가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꿈과 현실의 세계에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이 우리를 더욱 불행으로 이끈다. 

고대 로마 시대의 후기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세네카는 '행복한 삶은 자신의 본성에 맞추는 삶'이라고 말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행복은 자신의 본성에 맞추는 삶이라고 말한 세네카의 말처럼 내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행복을 쫓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얻고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는 다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출구를 찾기 힘든 삶에 갇혀 방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방황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또한 많은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질병, 가난, 실패, 외로움, 죽음, 다른 사람의 평가 등등.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가장 두려 하는 대상은 '변화'이며 그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될 좌절들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파우스트]는 60년간 집필 끝에 완성되었다. 주인공 파우스트는 높은 아치형 천장의 비좁은 고딕식 방 안에서 불안하게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의 삶에 대해 푸념한다. 좌절과 환멸 속에서 괴로워했던 파우스트는 두 눈이 멀고 나서 마음의 빛을 보게 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우리는 고인 물로 매몰될 것이다. 변화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실패 좌절은 당연히 만나야 될 과정일 뿐이다. 


고독과 방랑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말테의 수기]에서 삶과 죽음의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 아무도 살지 않는 고향집을 생각하면, 그전에는 죽음이 달랐을 거라고 여겨진다. 옛날에 사람들은 과일에 씨가 들어 있듯이, 사람도 내부에 죽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작은 죽음을, 어른들은 큰 죽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그것을 자궁 안에, 남자들은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어쨌든 독특한 위엄과 말없는 자부심을 추는 죽음을 가지고 있었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과 죽음의 의미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40대 중반에 사회적 성공과 물절적 안락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서 즐겁게 생각되던 모든 일들이 아주 보잘것없고 추하며 무의미하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했다. 고대 후기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엥케리디온'에서 무엇보다 죽음을 날마다 자신의 눈앞에 두라고 충고한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삶에 겸손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28편의 고전 문학 속 주인공과 함께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 떠난 책과의 시간은 불확실한 사회에 마주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출구를 찾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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