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대상이 아니야

by 새나


잠시 동안 잊고 지냈던 지인의 소식을 건너 건너 듣게 되었다.

나보다 훨씬 전부터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지인은 여러 채의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수익을 내고 나보다 먼저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인은 직장이 있는 워킹맘이었고 나는 전업주부였기에 종잣돈이 모이는 속도가 서로 달랐다.

지인의 속도는 150k를 달린다면 나의 속도는 20~30k를 달리기도 버거울 정도였다.

빠른 속도로 나를 앞질러가는 지인을 볼 때면 조급함이 생기기도 했고 생각만큼 모이지 않는 종잣돈에 답답하기도 했다.

나는 징징거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나대로 나의 속도에 맞는 부동산 재테크를 이어가기로 했다.

나무늘보와 같은 움직임에 답답함을 참지 못해 중도 포기를 선언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지금 상황이 더 좋아질 것 같지 않았기에 느림보 재테크라도 해야 했다.

나는 시간의 힘을 믿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믿음에 대한 보상으로 소소한 수익이 발생하는 임대수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나의 상황에 맞게 느리게 가지만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잊고 지냈던 지인의 소식을 듣기 전까지 나는 누구보다 내가 하는 재테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시간이 없으면 없는 대로, 일단 행동으로 옮기면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알아가고 채우면서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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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은 주거용 주택에서 이제는 상가 주택으로 부동산 재테크의 눈을 돌린 듯 보였다.

몇 년 전 지인은 주택용 부동산을 매도하고 시내 중심가가 아닌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한옥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그곳에 식당을 개업했다고 한다.

분잡 한 시내 분위기보다 조용하고 감성적인 골목상권이 뜨고 있었던 트렌드에 맞혀 지인은 그렇게 상업용 건물에 눈을 돌렸고 지인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쁜 가게, 감성적인 가게로 sns에 올려지면서 영업 마감 시간 전에 모든 재료가 소진되어서 영업 종료 이른 시간에 문을 닫는 일이 많은 가게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년 뒤 골목상권의 성공을 경험한 지인은 2호점을 내기 위해 또다시 오래된 한옥집을 구매해 인테리어를 했고 2호점 역시 많은 손님들로 붐비는 가게가 되었다고 한다.




예쁜 식당, 맛집, 장사 잘되는 집이라는 타이틀이 부럽지는 않았다.

그 식당이 위치한 땅 가격이 부러웠다.

지인이 구매하기 전 골목의 분위기는 오래된 주택들로 붐비던 낙후된 골목이 하나둘 감성적인 가게들이 생기면서 그곳의 땅값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동네의 개발 소식에 지인의 가게가 위치한 땅값 역시 동반 상승했다.

오랜만의 지인의 소식에 반갑기도 했지만 부러운 마음이 더 컸다.


나는 지인과 나를 비교 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달랐고 환경이 다르고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한 시간 역시 다른 지인과 나를 동등하게 비교하고 있었다.

지인과 나를 비교하면 할수록 나는 우울한 감정 속에 빠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나의 느림보 재테크 역시 부정당하기 까지 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의 재테크 방법들이 하찮은 종이 조각이 돼버리는 듯했다.

한동안 나는 부러움과 무기력함 속에서 살게 되었다.

그 감정들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마음껏 그 감정들을 즐기다가 지겨워지면 나오고 싶었다.

매번 불편한 감정들 속에 빠지면 재빨리 그 감정 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감정들 속에서 잠시 있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편한 감정들보다 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인만큼 넉넉한 돈이 없어

나는 지인만큼 부동산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

나는 지인만큼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

나는 지인만큼 트렌드를 읽는 눈이 부족해

나는 지인만큼 활동적이지 못해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게 되면 나는 잠시 명상을 한다.

쓸데없는 생각들로 올바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에 쓸데없는 생각을 없애기 위한 명상을 한다.



나쁜 기억을 없애는 명상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고 괴로울 때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단어를 되풀이해서 되뇌기만 해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는 명상을 해 보세요.

의미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만 되뇌어도 마음속이 정화되기 시작합니다.

횟수를 셀 필요도 없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백 번이든 천 번이든 반복하세요.


- 명상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책 내용 중에서 -



지인이 운이 좋아서 누군가가 떠 먹여 주는 밥 숟가락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인은 그 가게를 오픈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혼돈 속에서 살았을까를 생각하면 나와 지인은 부러움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비교의 대상은 될 수 없다.

나는 지인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도 못했고, 트렌드를 읽는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인적 네트워크 활동 역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지인의 소식을 듣고 인생 문장 하나를 얻었다.

나와 누군가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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