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리듬에 맞춰 튕기는 발끝, 고무줄을 통과할 때의 짜릿함, 그리고 그 속에서 느꼈던 성취감과 우정. 내 어린 시절의 여름은 고무줄 하나로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이었다. 나는 동생과 함께 집 앞 전봇대에 고무줄을 묶고 아침부터 고무줄놀이에 빠져 있었다. 땀은 금세 목덜미를 타고 흘렀지만,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고무줄의 높이는 한 단계씩 올라가고, 그만큼 내 성취감도 한 계단씩 올라갔다. 발이 걸려 고무줄이 어긋나면 아쉬움에 눈물이 맺힐 정도였고, 성공했을 때는 하늘이라도 날 것 같았다. 세상은 오직 나와 고무줄,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동생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시선이 느껴졌다. 앞집 할머니 대문 앞에 낯선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서울에서 할머니 댁에 놀러 왔다던 그 아이는 우리 고무줄놀이를 멀뚱히 바라 보라 보고 있었다. 조금 쭈뼛거리던 모습이 어쩐지 귀엽고, 또 조금은 짠하게 느껴졌다. 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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