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가운데 놓인 소파가 나를 부른다. 부드러운 쿠션이 몸을 감싸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린다. 나는 이곳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창밖을 내다보며 멍하니 시간을 흘러 보낸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이곳은 안락함을 주는 공간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책상 위에 놓아둔 읽다만 책들이 있고, 구석구석 청소도 해야 하고, 블로그 서평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소파에 앉는 순간 모든 것이 사소해진다. '조금만 더 있다가 해야지' 라며 스스로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연장한다. 그렇게 나 자신을 안심시키고 늘 같은 결과를 마주한다. 여전히 난 소파에 파묻혀 있고, 해야 할 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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