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집 안은 마치 깊은 잠에 빠진 아이처럼 고요하다. 그 적막을 깨우는 것은 작은 옷방의 작은 책상 위에 놓인 스탠드의 불빛이다. 그 불빛이 켜지는 순간, 마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나를 부르는 듯.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몇 해전,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졌다. 아이들을 돌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 하는 동안 정작 나 자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가 없는 하루가 매일 그렇게 흘러갔다. 거울 속 나는 나인데 내가 아닌 것 같은 생경함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없다면 나를 찾기 위해 하루를 일찍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책을 함께 읽는 지인이 슬쩍 말을 밀어 넣었다. 나는 지인의 말을 덥석 잡아끌었다. 그래. 결심했어. 하루 두 시간 일찍 시작하자고. 모두가 잠든 새벽.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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