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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문 Jul 23. 2019

환단고기 지지자들에게 바란다

위대한 한민족의 넓은 마음을 보여주자

사실 당신들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다. 보통 ‘환빠’라는 멸칭으로 부르기도 하고, 나 또한 그렇게 불러왔다. 그러나 이것은 정중하게 권하는 글이니 다른 명칭을 고민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환단고기 지지자’라는 말을 쓰도록 하자.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자. 평소 당신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반적으로 다음을 주장한다. 우리에게 잃어버린 고토가 존재하고,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민족이었으며, 심지어는 모든 문명의 원류였다는 사실 말이다. 그 증거로 환단고기나 단기고사 등의 책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이 글에서 그 주장을 검토할 생각이 없다. 이에 대한 논쟁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관련 없다. 오히려 나는 당신들에게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당신들이 주장하는 사실을 ‘진실’이라고 인정하겠다. 그래야만 당신들도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될 것이다.


나는 내 견해를 뒤로 미루어 두면서까지 당신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가? 당신들이 경탄해 마지않는 위대한 고대의 조국(그러니까 환국), 그것이 가진 거대한 아량을 지금도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각 민족에게 자율권을 주고, 문명을 기꺼이 전파한 그 통 큰 배포 말이다.


지금 세계는 그 아량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후예들은 잘못된 세계 체제로 인하여 난민이 되어 떠돌기도 하고, 각종 차별을 받으며 숨죽여서 살고 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을 때, 누가 전면에 나서야 하는가? 바로 모든 문명의 부모이자, 환국의 직접적인 계승자인 대한민국이 아니겠는가?


세계의 모든 민족의 기원이 우리라면, 그리고 우리가 한때 같은 국가 이름 아래서 살아왔다면, 동포애로 기꺼이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많은 민족이 자신들이 제국의 후예를 자처하지만, 진정 제국의 후예였다고 주장하려면 역사적 서사뿐만 아니라 현실에서의 실천도 중요할 것이다.


당신들은 역사의 진실을 찾았다고 믿고 있다. 또한 위대한 한민족에 대한 찬양도 가감 없이 하고 있다. 이렇게나 대단한 한민족.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전쟁을 치르면서 진실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일단 제국의 배포를, 찬란했던 환국의 아량을 먼저 실현해보는 것은 어떠하겠는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난민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고, 큰 이해심을 가지고 모든 차별을 거부하면 된다. 개인의 일상에서도 각오만 하면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당신들이 기꺼이 이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가장 간단한 일이니까.


만일 이것을 거부한다면 당신들의 주장에 설득력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그 어떤 누가 같은 동포를 버리는 이들을, 한때 하나의 국가 아래에서 살아왔다고 믿을 것인가? 그런 바보들은 없다. 나의 제안은 여기까지다. 선택은 당신들 몫이다. 제국의 마음을 보여주거나, 소국의 마음을 보여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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