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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문 Jul 26. 2019

라이관린에게 연대하는 이유

그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라이관린에 대해서는 내가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의 호칭에 관한 문제를 화두를 던졌다. (그에 대한 애칭을 거부한다. : https://brunch.co.kr/@hamishlee12/22)그리고 오늘 나는 다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더 무거운 소식이다. 언론에 따르면 라이관린은 큐브와의 계약을 해지했는데 그 이유로 그의 권리를 동의 없이 임의 양도했고, 사문서 위조까지 저질렀다는 것을 제시했다. 순항하고 있던 라이관린이기에 이와 같은 소식은 충격적이다. 


누군가는 이를 잊을만하면 나오는 소속사와 연예인 사이의 계약 분쟁이라고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물론 계약 분쟁은 드문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강다니엘이라는 사례가 있지 않던가? 하지만 각 사안을 뜯어보면 우리가 지나쳤지만, 결코 그래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 보인다. 


무슨 문제인가? 바로 화려함의 이면에 가려진 연예인의 권리 문제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지만, 최고봉에 오르지 않는 이상 소속사의 관계에서 항상 을로 설 수밖에 없다. 대응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그 정도도 하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연습생과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가? 라이관린은 그나마 분쟁의 소식을 알릴 수 있어서 좀 더 나은 처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홀로 서며 소속사라는 거대한 공룡과 싸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를 위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가능한 생각은, 공정한 계약을 위한 법의 정비다. 그것은 타당한 지적이며,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이와 동시에 나는 노동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간단한 주장이다. 연예인도 노동자다. 노동자는 사용자에 비하여 약자다. 그러므로 단결할 권리,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 행동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연예인이 무슨 노동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은 아는가.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자로 대접받지 못한 사람을 노동자로 인정받게 만들고 권리를 확대하게 한 여정과 같다. 


웃고 떠들며 돈을 버는 것 같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사생활마저 침해받으며 자신을 관리해야 하는 감정노동의 극한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이들을 노동자로 보지 않는다면, 세상에 노동자라고 불릴 사람은 매우 적을지도 모른다.


연예인들이 노동자인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게 해주자. 사용자의 횡포에서 거친 싸움을 거치지 않도록 노동법을 강화하자. 이는 비단 라이관린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연예인들, 그리고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 노동자라는 이름 아래 뭉치게 되는 우리 모두에게도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자유로운 계약을 하자며 법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가 결코 평등할 수는 없다. 아무런 개입이 없다면, 자유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가 당하게 될 일은 무엇인지 뻔하다. 진정 자유로운 계약을 위해서는 노동자에게 더 많은 권리를 주어야 한다. 노동법이라는 무기를 건네주어야 한다. 라이관린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노동자인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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