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선거제 개혁은요?
하태경 의원과 프로듀스 X
프로듀스 X가 11명의 연습생을 선발하고 끝이 났다. 보통 이런 류의 프로그램이 끝나면, 새로 데뷔할 연습생들에 대한 기대와 떨어진 연습생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가득한데, 이번에는 유독 그러지 않다. 프로듀스 X는 오히려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투표 결과 조작 의혹이다. 표차가 우연이라고 해도 어떻게 특정 숫자의 배수로 연속하여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하여 엠넷 측이 딱히 속 시원한 대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혹은 커지고 있고, 급기야는 엠넷이 검찰에 고발되는 일까지 일어났다. 팬들의 분노가 극한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와중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바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듀스 X의 투표 조작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이 사건을 두고 ‘취업 사기’, ‘채용 비리’라는 말을 쓰며 거친 반응을 보여 주었다. 또한,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가 청소년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시청자와 국민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젊은 세대가 바라는 공정함이라는 가치, 그리고 비록 예능에서의 투표지만 민주주의적인 투표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하태경 의원의 결의. 정말 대단하다. 한국에 이런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모든 정치인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생활 속의 민주주의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걱정하는 의원이 있었던가.
하태경 의원의 의혹 제기와 사건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정말 탁월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 하나가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제 개혁은요?’ 생활 속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기반을 이루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 각지에서 선거제 개혁을 주장하고 있고, 국회도 비로소 논의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국회는 운영되지 않고 여야 간의 거친 말들만 오가는 상황이다. 선거제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함과 올바른 민주주의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오죽하면 프로듀스 X까지 언급했겠는가!) 하태경 의원이 조금 더 분발해 주었으면 좋겠다.
프로듀스 X는 일부 팬덤에게만 문제지만, 선거제 개혁은 국민 전체의 문제다. 현재 거대 정당이 갈라 먹고 있는 정치의 현실은 국민의 진정한 민의를 담고 있지 못하다. 더 많은 이야기가 국회에서 오가게 하려면 선거제 개혁은 필수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국회는 조금 더 선진적인 정치 모델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태경 의원의 말처럼 진정한 국민의 승리가 눈 앞에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하태경 의원이 이번 프로듀스 X 투표 조작 사태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사실을 안다. 그는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도왔다. 국회 안에서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노력한다면 국민들은 하태경 의원의 소신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줄 것이다. 굳이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에게는 이미 생각이 다 있을 것이다. 그는 프로듀스 X라는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멋진 국회의원이니까. 분명 선거제 개혁을 위해서도 조만간 큰 한 방을 보여 줄 것이다. 확실히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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