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연재# 2] 그때에만 할 수 있는 것들
바스락바스락 떨어진 가을 낙엽을 밟는 소리는 경쾌하다.
짧지만 우리에게 강렬한 색감의 풍경과 선선한 바람을 선사하는 가을의 너그러움이 좋다.
단풍이 들면 아이들과 항상 비닐봉지를 챙겨나가서 예쁜 낙엽을 주워 온다.
봉지 한 가득 낙엽을 줍고선 그 낙엽으로 왕관을 만들기도 하고, 종이 위에 꾸며보기도 한다.
길을 오가다 특이한 모양의 낙엽을 줍는 건 횡재한 날이기도 하다.
어렸을 땐 책갈피에 낙엽을 끼워 코팅한 다음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받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풍성했던 나뭇잎들은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더 이상 바닥에 뒹구는 낙엽이 없다. 나뭇가지는 휑하게 비어있고 추위에 떠는 얄팍한 나무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엄마, 나뭇잎이 다 떨어졌어.”
앙상한 나뭇가지를 가리키는 아이의 작은 손가락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 아쉽지만 그때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을이 지나면 낙엽을 밟을 수 없는 것처럼 육아에도 지나버리는 ‘시기’가 있다.
그렇게 바짓가랑이를 잡고 엄마만 찾던 아이는 어느새 커서 친구를 더 찾기 시작했다.
엄마랑 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신나고 재밌다는 아이는 훌쩍 자라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정말 재밌다고 재잘거리는 꼬마 숙녀가 되었다.
어느새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진 아이들을 보니 새삼 아쉬움이 느껴진다.
정말 힘들었던 시간도 그리워지는 걸 보면,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조금 더 많이 안아줄걸,
조금 더 많이 들어 줄걸,
조금 더 많이 기다려줄걸.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지나가 버린 것들은 추억으로 담아내고,
지금 내 옆에서 웃고 있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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