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연재# 4] 나를 닮은 내 아이

by 함콩





























나는 어려서부터 내향적인 아이였다.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있다가 사라져도 모를 그런 아이.

중고등학교 때는 활발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할 때가 많았다.

외로움을 잘 타지만 인간관계에서 많은 에너지를 쓴다.

아이는 이런 나의 성향을 닮았다.

어디서든 나서는 법이 없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먼저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아이에게 괜찮다고, 먼저 해보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성향이 어디 갈까.

사실 나도 잊고 있었다.

내향적인 사람에게 나서는 일,

먼저 다가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나를 닮은 아이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었나 보다.

아니, 그 안에 비친 나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었던 거다.

“애들은 활발해야지.”

어머니가 가끔 아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내 아이가 적극적이고 똑 부러지게 발표도 잘하는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내향적인 아이에게 이런 요구는 심장이 벌렁벌렁할 정도로 떨리는 일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아이를 다그치기 전에 외향형이 무조건 좋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훌륭한 리더 뒤에는 드러내지 않고 조용하게 조력해주는 이들이 있다.

한 사회에는 외향적인 사람뿐 아니라,

내향적인 사람도 필요한 이유다.

외향인에게 없는 세심한 능력들을 내향인은 가지고 있다.

나를 닮은 아이의 어떠한 모습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와 관련된 내 안에 상처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이나 단점들,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모습들을 아이의 모습에 투사하고 있는지 말이다.

‘투사’란 심리학에서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타인에게 내던짐으로써 자신의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다. 내향적인 아이의 성격이 불편했던 이유도 이런 투사로부터 비롯되었던 것이다.

자신이 투사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만 해도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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