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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콩 Jun 21. 2020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하루

요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은 지쳤나 보다. 착실한 모범생처럼 매일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해내려고 애를 썼다. 규칙적인 일상이 주는 안정감은 좋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의 반복에도 쉼은 필요하다. 한 박자 쉬고 가는 게 더 길게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니까.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 나를 두고 싶었다. 바다가 보고 싶어 갑작스레 떠났다. 우리 부부는 종종 준비되지 않은 여행을 즐긴다. 예기치 못한 여행이 주는 짜릿함, 만족감이 더없이 좋다. 그간 충실하게 살아내느라 애썼다고 나 자신을 다독여준다. 내 삶에,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느라 고생했다고 말이다. 나는 매일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할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면서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매일 격려하곤 했었다. 그런데 꼭 "잘"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뭐 그리 욕심이 많았을까.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은 내 욕심이 문제다. 내 볼에 가득한 욕심을 바다에 훌훌 털어버리고 온다.




바다 내음, 사랑하는 가족들, 맛있는 음식, 들려오는 음악 소리.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일탈이다.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하루.


비움이 있어야 채움도 있는 법이다.
마음이 넉넉해졌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천천히 길게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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