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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콩 Jun 25. 2020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 자신"이다.

장마의 시작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모습을 창가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다. 벌써 6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1년 중 반이 훌쩍 지나갔다. 반년 새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림 에세이를 그리기 시작했고, 홈트와 성경 암송 프로젝트를 매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에 작가로 합격이 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반년 사이에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을수록 그만큼 압박감도 생겼다. 더 잘하고 싶다는 압박감 말이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나의 그림 에세이에 공감하고 좋다고 말해주신다. 그럴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 즐겁게 작업했던 초심보다는 초조하고 걱정하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또 시작인가 보다. 나의 고질적인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것 말이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으려는 눈치를 많이 보았다. 현재 나의 행동도 이러한 과거의 일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변하지 않는 내 과거를 참 많이 원망했었다. 그러나 내가 잊은 것이 하나 있다. 과거가 현재에 지대한 영향을 줄지라도 현재의 나는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조차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다. 그 상처는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이 상처를 생기게 한 과거를 탓하며 원망하는데 그쳐야 할까? 아니면 그러한 과거까지 끌어안고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내 생각을 변화시켜야 할까?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세상에서 내가 유일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상처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겠노라 결단하고 현재의 나를 바라본다. 내 삶을 평가하고 인정해줄 수 있는 건 바로 나뿐이다. 다른 이들에게 나를 평가해달라고, 인정해달라고 구걸하며 기다리는 것은 내 자아를 서서히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이다.





우리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타인의 평가와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에서 말이다. 하지만 내가 나를 지킬 줄 안다면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퍽퍽하진 않을 것이다. 타인이 나를 손가락질한다 해도 내가 나를 인정해주면 된다. 나를 죽이는 길과 살리는 길을 선택할 열쇠를 가진 이는 바로 나 자신뿐이다. 과거의 상처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자. 내가 나에게 사랑을 주고, 인정해주면 된다. 더 이상 남편이 나를 인정해주기를, 아이들이 나에게 고마워하기를, 타인이 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자. 나 자신은 존재 자체로 의미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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