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씩 싸이월드에 들어가 보곤 한다. 안 좋은 화질과 느린 버퍼링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를 가끔 찾게 되는 건 20대의 추억이 고스란히 그곳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사진만 봐도 그때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어디에 갔었는지 기억난다는 건 참 신기하다. 올여름을 강타한 싹쓰리 그룹의 <그 여름을 틀어줘>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리즈 시절을 회상함과 동시에 나의 그때 그 시절도 소환하게 된다.
모든 추억은 소중하지만 특별히 더욱 기억에 남는 해가 있다.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22살에 미국으로 1학기 교환학생을 간 때다.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내가 어딜 가건, 무엇을 하건 오로지 의사 결정은 내 몫이었다. 놀다가 늦게 들어와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고, 24시간 이상 잠을 자도 깨우는 사람도 없었다. 모든 것이 새로워서 나는 마치 미지의 세계에 간 모험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현실 육아에서의 내 모습이 아마 그 시절을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추억팔이를 하고 있노라면 문득 지금 또한 10년 후 소중하게 들쳐 볼 순간 중 하나일 거란 생각이 든다. 당장은 육아가 힘들어도 10년 후에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었지.'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지 않을까. 추억을 먹고 나는 오늘을 또한 살아나간다. 훗날 나는 어떤 모양으로 이 여름을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