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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김밥

설렘과 즐거움의 음식

by 나나나

5월. 소풍과 나들이가 많은 달이다. 야외로 나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김밥'일 것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김밥집들이 있어서 김밥을 먹는 일은 너무나 쉽고 편리해졌다.


나같은 경우 어린시절 김밥은 일년에 딱 두번 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 봄소풍날과 가을운동회날. 김밥집이 없었던 때 우리의 엄마들은 전날부터 열심히 김밥 만들 준비를 하셨다. 밥시간이 되어 뚜껑을 열면 모양부터 맛까지 각양각색인 친구들의 엄마표 김을 볼 수 있었다. 김밥을 너무나 좋아했던 나는 김밥을 먹을 수 있는 일년중의 그 특별한 날들을 즐겁게 기다렸던거 같다.


내 기억에 대학 입학 즈음에 김밥 전문점들이 많이 보편화 되기했던거 같다. 그 후 김밥은 더이상 특별한 날의 음식이 아닌 일상적인 음식이 되었다. 저렴한 김밥부터 비싼 브랜드 김밥, 새로운 재료의 김밥까지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김밥이란 음식에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엄마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그 시절의 소중하고 unique 했던 그 맛을 느껴본지는 오래된 거 같다. 김밥이 평범한 음식이 되어 언제나 손쉽게 맛볼 수 있는게 좋기도 하면서 엄마표 김밥의 맛이 나도 모르게 그리운 모양이다.


문득 아내와 함께 내 아이에게 엄마표 김밥 혹은 가족김밥을 싸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대충 편리하게 한끼를 때우는 음식이 아닌 추억이 담긴 음식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그 시절 만큼의 설렘을 내 아이가 느낄 수는 없겠지만 즐거운 날을 기다리면서 즐거운 추억과 유일한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아니면 아이와 함께 같이 김밥을 말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거 같다.


5월을 맞아 다같이 집에서 김밥 한번 말아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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