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크리스마스이브, 다시 만난 나의 서툴고 찬란했던 시절
크리스마스이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예전처럼 거리에 캐롤이 가득하지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완연하지도 않은
어딘가 전과 다른 크리스마스가
조금은 아쉬웠던 탓이었을까.
망설임 없이 들어간 그 가게에서는
인디 밴드들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이 글은 그날,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울려 퍼지던 그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내년이면 스물다섯이 됩니다.
그 감정을 담아 불러보겠습니다."
밴드 보컬의 멘트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자,
스물다섯의 겨울,
집 앞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이 노래를 듣던 기억이 떠올랐다.
스물다섯이 끝난다는 생각,
첫사랑과의 이별까지 겹쳐 있던 그 시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나이라는 두려움 위로
김윤아의 애절한 목소리가
내 안의 우울을 더 깊게 흔들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가장 먼저 밀려오는 건
우울함과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래서 여전히, 조금은 울컥한다.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노래를 듣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스물다섯의 나는
이렇게 노래로, 기억으로, 감정으로
내 안에 평생 남아 있는 게 아닐까.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아니라
내게는 이미
영원이 되어버린
나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서른다섯이 되어도,
마흔다섯이 되어도,
예순다섯이 된다해도
이 노래가 흐르면
그 시절의 감정은
여전히 선명하게 나를 찾아올 것이다.
하루는 영원하지 않지만
하루들이 쌓여 1년이 되고
그 1년들이 모여 삶을 이룬다.
매일은 결코 독립적이지 않고,
반복되는 하루들은
어느새 영원처럼 남는다.
이제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들을 때
우울과 그리움이 아니라
기쁨과 반가움,
그리고 그 시절을 향한 따뜻한 추억으로
다가오길 바라며
조금은 크리스마스 같지 않은 2025년의 크리스마스도
소중하게 그리고 조용히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