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후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용현 May 07. 2018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장편소설 이윤기 역 주식회사 열린책들

  [그리스인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실제 인물인 조르바와 함께 했던 삶을 토대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군인이었던 젊은 시절에 읽었던 카잔차키스의 책 [최후의 유혹]에서 받았던 깊은 인상으로 내심 기대에 부풀어 책을 잡았고, 기대한 만큼 역시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영혼과 육체의 고뇌 속에서 자유를 찾아 갈등하는 주인공(카잔차키스) 자신과 조르바에게서 풍기는 인상은 현대 그리스의 모습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그리스의 외양은 초기 기독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실상은 기독교에서 멀리 떨어진 모습으로 비친다. 그리스 정교회를 국교로 삼아 그리스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좋건 싫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두 그리스 정교회의 교인이 된다. 그들은 말씀 종교인 기독교의 중심인 성경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은 채 갖가지 성상과 외양만 남은 형식적 종교의 겉치레에 매어 살고 있다. 어쩌면 이런 그들의 모습이 카잔차키스가 그토록 추구하던 영혼의 자유에 대한 목마른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향한 참된 신앙에로 돌아가지 않는 한에는 인간에게 구원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원에 이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에 탐닉하며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 채 끓어오르는 자유를 향한 열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인간 심연의 타락한 본성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쏟아놓는 것으로, 인간을 억누르는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것인 양 추구해보지만 그 결말 역시 허탈한 공허에 빠지고, 여전히 미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과 조르바의 만남과 헤어짐, 삶의 결말을 통해 사람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사색하게 만드는 것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만이 갖는 특유의 사상에서 오는 것이리라.     


  책을 덮으며 긴 꿈에서 아직 덜 깬 몽롱한 상태를 느낀다. 미래를 향해 어떻게 걸어가야 할 것인지 깊은 사색에 잠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