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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Dec 13. 2018

여호와이레

창 22:1-24

  아브라함의 장막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후사를 이을 아들이 출생하였고, 그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어려움들이 많이 희석되어 나름대로 삶의 터전이 갖추어졌다. 생의 기본인 우물도 얻었고 그 땅 사람들에게서 인정도 받았다. 이젠 아무 어려움 없이 삶이 진행되고 있었다. 호사다마일까! 이때 하나님의 시험이 주어졌다.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명령하신다.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향하여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우리 보통 사람들의 심정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도무지 자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기적을 이루시고 주신 아들이다. 그런데 이제 아들을 다시 번제로, 불에 태워 죽여 바치라고 하신다.    


  하나님의 시험은 올무에 걸려 넘어지게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믿음을 일으켜 세워 더 나은 믿음의 순종에로 나아가게 하시려는 시험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시고 아브라함이 믿어 순종할 때 그에게 복을 주셨다. 행할 능력이 없는 자에게 능력을 주시고 그 능력으로 행할 때 보상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 일에 대한 결과를 히브리서가 말해주고 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히 11:17-19)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을 때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와도 의논하지 아니하였고, 종들도 번제하는 일을 훼방하지 못하도록 산 아래 머물도록 떼어놓고, 오직 이삭만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이삭의 등에 지우고 산에 올랐다. 산에 오를 때 이삭은 예전의 상황과 다름을 인지하였을 것이다. 전에도 늘 아버지와 함께 번제를 드렸을 것이고 그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종들에게 나무를 짊어지게 하고 희생에 쓸 짐승도 데리고 함께 산에 올랐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이 자기가 등짐을 지고 짐승도 없이 산에 오르고 있다. 그래서 이삭은 아버지에게 묻는다.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 할 어린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브라함은 긴 설명 없이 그저 “내 아들아 번제 할 어린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라고만 말할 뿐이다.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행하였고 이삭은 순종하였다. 산에 올라 번제를 바쳐야 할 때가 이르러서 아브라함은 이삭에게 상황을 설명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를 번제로 바치라고 했으니 순종하라고 했을 것이고, 이삭은 기꺼이 믿음으로 순종하였다. 아브라함은 제사장으로, 이삭은 어린양으로 세상구속을 위한 제사에 순종하였다. 이 모든 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될 일의 모형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 제사장이시며 동시에 온전한 제물로 자신을 드리셨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떠나간 인류를 돌이켜 다시 자기의 백성을 만드시는 하나님의 세상구속을 위한 경륜이 (아브라함과 이삭의) 믿음의 순종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아브라함의 믿음의 순종을 받으신 하나님께서 “네가 네 아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말씀하신다. 독자를 아까지 아니하고 세상에 내어주시는 하나님의 그 크신 은혜를 아브라함을 통해 세상에 나타내신다.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주도하시고 준비하셨다. 아브라함은 그 일에 믿음으로 순종하였다. 여호와이레, 여호와께서 준비하셨다. 아브라함을 세상에 복을 주시는 통로로 사용하시기로 작정하셨다. 아브라함이 받은 복은 천하 만민이 받을 복의 통로였다. 아브라함의 믿음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은 천하 만민에게 하늘의 생명을 베푸셨다.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린 사건은 한 신앙영웅의 위대한 전기를 기록한 내용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세상을 구속하실 것인지를 보이시는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기록이다. 하나님의 구속사에 대한 장엄한 서사시인 것이다. 하나님의 구속경륜에 한 사람 아브라함이 선택되었고 그에게 믿음의 순종을 하도록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으며 그 결과 천하 만민이 복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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