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갈대

by 주용현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흔들리다 꺾일 것만 같은 상한 갈대


상한 갈대 고이 보듬어 안으시는 당신

행여 부러질까 조바심에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운 당신

눈길조차 애처롭습니다.


입김 같은 바람이라도 한줄기 불오면

금새 사그라질 것만 같은 꺼져가는 심지


온갖 풍상 지나간 자리

오도카니 흔들리는 불빛으로

흐느끼듯 사그라질 것만 같은데


심지 보듬고 걷는 당신의 발걸음

행여 흔들리면 꺼질까 노심초사

마음마저 흔들지 않으려 숨죽인 당신

너무도 조심스러워 그 입가에 애틋함이 얹히니

바람마저 잠들었습니다.


나는

상한 갈대

꺼져가는 심지


아아!

당신은 여전히

나를 보듬으시는

한없이 큰 사랑


그 크막한 가슴에 기대

내 영혼은 평온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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