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생각나는 아버지
희부연 별들이 도란거리는 초저녁
어스름 달빛 아래 흔들거리는 어깨
호롱불 흔들리며
지친 하루가 저물고
재잘거리는 아이들 소리 아스라이
둘러앉은 밥상머리가 그리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긴 상념의 나래를 편다.
오랜 시간 멈춰버린 그때 그 시간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까칠한 수염 속
웃음 짓는 아버지
제비 새끼들처럼
벌린 자식들 입속에
보리밥 가운데 곱게 지은 하얀 쌀밥
김에 말아 한 입 한 입 떠 넣어주시던
따순 아버지 손길
오물거리는 자식들 입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던
하얀 쌀밥만큼이나 따순
아버지의 눈망울
오늘 저녁 유독
더 따숩게 가슴에 들온다.
온 동네가 떠나갈 듯 호령하던
아버지의 퇴근길 웃음소리
귓전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