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둥

소돔과 고모라

by 주용현

소돔과 고모라 소금기둥

햇빛에 부서져 내리고

소금 먼지 서걱거리며 흩날리는데

머리에 내려앉은 소금기 털어 내리며

아직 뒤돌아보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휴우 긴 숨 몰아쉽니다.


저문 하루를 등짐으로 지고

힘에 겨운 듯 끙끙거리며

뒤돌아보기보다는

아슴히 먼 내일을 붙잡으려

빈손을 이마에 붙이고

머얼리 내다봅니다.


소돔과 고모라 소금기둥

사이사이 헤집으며

사마리아 수가성의 우물가 여인처럼

목마른 가슴으로 길게 목 빼든 채

홀연히 당신이 찾아오시기를 기다립니다.


떠나라 떠나라 돌아보지 말고 떠나라

채근하시는 당신의 목소리 들려오는 것만 같아

소금기둥 사이에 서서 자꾸 귀 기울이며

발길은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소금 먼지 풀풀거리는 빌딩 숲 속

현란한 불빛들이

여전히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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