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고모라
소돔과 고모라 소금기둥
햇빛에 부서져 내리고
소금 먼지 서걱거리며 흩날리는데
머리에 내려앉은 소금기 털어 내리며
아직 뒤돌아보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휴우 긴 숨 몰아쉽니다.
저문 하루를 등짐으로 지고
힘에 겨운 듯 끙끙거리며
뒤돌아보기보다는
아슴히 먼 내일을 붙잡으려
빈손을 이마에 붙이고
머얼리 내다봅니다.
소돔과 고모라 소금기둥
사이사이 헤집으며
사마리아 수가성의 우물가 여인처럼
목마른 가슴으로 길게 목 빼든 채
홀연히 당신이 찾아오시기를 기다립니다.
떠나라 떠나라 돌아보지 말고 떠나라
채근하시는 당신의 목소리 들려오는 것만 같아
소금기둥 사이에 서서 자꾸 귀 기울이며
발길은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소금 먼지 풀풀거리는 빌딩 숲 속
현란한 불빛들이
여전히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