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雪花

by 주용현

앙상한 가지만 남았는데

북풍이 몰아치는 것도 모자라

이내 천지를 덮을 기세로 눈까지 내린다.


너무 추워서 오그리고 싶어도

오무락달싹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낑낑거리는 사이

가지마다 치렁치렁 눈이 들어붙었다.

이젠 추운 것보다 가지가 너무 무거워져서 쳐들고 있기도 힘들다.


괴로운 눈을 치뜨고 안간힘으로 버티려니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숨쉬기도 버거워 삐죽이 삐져나온 입술로 원망을 토하려는 찰나

“아! 예뻐라! 눈꽃이 피었네!”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들 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돌아온다.


아름다움은 아픔을 견디는 동안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아마도 나를 그렇게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