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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Dec 19. 2021

엎드림

모다 자기를 높이는 데에

마음을 모으고

온갖 도구를 시용하며 분주하다.

다들 날 좀 알아달라고 아우성이다.


그 꼬락서니가 엿보이기로

꺼내놓은 자랑질이 그지없이 부질없다.


그래도 허망한 그 마음이 안쓰러워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라도 쳐야겠지만

그리 허망한 짓이 부끄러워

모은 손을 거두어들이며

자라목 움추리듯 모가지를 사린다.


추상같이 엄한 전능자의 눈초리를

견딜 재간이 누군들 있으리오.

그저 소 죽은 귀신처럼 가만히 엎드림이

상책일 것인즉

훠이 훠이 두리번거리며

그저 자신을 살피는 것조차 모자라서

납작 엎드려 두 손 모아

긍휼하신 은총만을 구할 뿐이다.


언감생심 어디다 낯바닥 들이밀어

자신의 이름 석 자 뇌일 수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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