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 자기를 높이는 데에
마음을 모으고
온갖 도구를 시용하며 분주하다.
다들 날 좀 알아달라고 아우성이다.
그 꼬락서니가 엿보이기로
꺼내놓은 자랑질이 그지없이 부질없다.
그래도 허망한 그 마음이 안쓰러워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라도 쳐야겠지만
그리 허망한 짓이 부끄러워
모은 손을 거두어들이며
자라목 움추리듯 모가지를 사린다.
추상같이 엄한 전능자의 눈초리를
견딜 재간이 누군들 있으리오.
그저 소 죽은 귀신처럼 가만히 엎드림이
상책일 것인즉
훠이 훠이 두리번거리며
그저 자신을 살피는 것조차 모자라서
납작 엎드려 두 손 모아
긍휼하신 은총만을 구할 뿐이다.
언감생심 어디다 낯바닥 들이밀어
자신의 이름 석 자 뇌일 수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