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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Oct 28. 2021

타는 목마름으로

쏟아지는 빗줄기 아래에 서서

타는 목마름으로 하늘을 향해

오도카니 선 장승의 친구처럼

휑한 눈가에 빗줄기 맞아가며

시린 가슴 멍울을 쓸어내린다.  

   

빗줄기야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가슴이야 타건 말건 상관없이

천연스레 그리 쏟아붓겠지만

아픔인 줄 모르고서 오는 비는

생채기 난 가슴팍을 괴롭힌다.  

   

갈한 영혼 적셔볼까 기대하며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우러러

하릴없이 빗속을 헤매이는데

받쳐 든 우산에 빗방울 소리가

하늘의 소리로 영혼을 울린다. 

   

비구름 지나간 질퍽한 땅 위에

새로운 생명이 고개를 내밀듯

세상을 보듬는 하늘의 은총이

시리고 아픈 가슴 보듬어주길

간절한 맘으로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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