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 죽을 것이다
불구덩이 피해 도망 나오다
뒤돌아보고 소금기둥 되고
불구덩이라도 좋다고
벗어버리지 못하고 끌안은 채.
막힌 귀에 들리는 소리 없고
들린다 한들 외면할 터이니
귀가 뚫렸든지 막혔든지 상관없이
제 길을 가다 죽으리라.
한번 죽을 것이니 무에 대수냐고
죽으면 고만이라고
저 불구덩이 속에서 생각이 없다.
그 한가운데에서 갈팡질팡 헤매다
지쳐 주저앉았다.
불을 보듯 뻔한 죽음 한가운데에서도
뒤를 향한 미련은 여전하다.
여기저기 소금기둥 천지
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외면하고 도리질 쳐도
피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다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