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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Apr 29. 2017

유대인 이야기

홍익희. 행성비. 2013년.

  654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우선 주눅이 드는 책이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내용을 쉽게 풀어써서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한다. 읽는 과정에 여러 가지 분주한 상황이 겹쳐 읽어내는 데 거의 한 달이 걸렸다.    

 

  유대인 이야기’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유대인 중심의 내용이다. 그러나 유대인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다. 세계 경제사의 흐름을 세계열강들이 각축하던 틈바구니 속에서 유대인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1부: 고난과 형극의 역사를 이겨낸 유대인


  구약성경을 중심으로 유대인들이 걸어온 질곡의 역사를 풀어내 보여준다. 신학자의 눈으로본 성경해석이 아닌, 경제의 중심에서 일반인의 눈으로 바라본 해석이라 상당부분 색다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구약성경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꽤 값진 수확이다.     


  아브라함부터 시작하여 로마 장군 티투스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어 나라가 망하고 뿔뿔이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고난의 삶에서 피어난 유대인들만의 독특하고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일궈낸 문화를 본다. 유대인들이 가는 곳에 독특한 문화가 꽃피우고 특히 부를 성취해내는 감각에 있어 탁월한 능력이 나타난다.    


  2부 : 유대인 세계 경제사의 주역으로 우뚝서다


  중세를 거쳐 유럽의 흥망성쇠의 과정에 유대인들이 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부가 집중되고 산업의 흐름이 바뀌며 권력의 중심이 옮겨가며,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스페인 제국의 영광과 몰락, 영국의 부흥과 쇠퇴, 네덜란드의 번영, 그 모든 배후에 유대인들의 탈무드 교육과 민족의식의 각성, 부에 대한 탁월한 능력들이 작용한다. 산업혁명의 토대를 이루기도 하고, 영원한 금융황제로 불리는 로스차일드가에 대한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현대에도 여전히 그 막강한 권한이 줄어들지 않고 세계의 패권과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은 흑막에 쌓인 채 우리 곁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근대 미국의 막강한 지배력의 배후에 유대인 재력가들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굵직한 세계사의 거의 모든 전쟁의 배후에 유대인들의 치밀한 상술과 그로 인하여 치부하게 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현대 세계의 금융과 금권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힘은 막강하다. 이런 경제의 힘은 나라가 망한지 2천년도 넘었지만 새로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게 했고 세계 역사의 흐름을 주도하는 강력한 권력을 갖게 하였다.  

  

  유대인을 중심으로 본 세계사는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만큼 전율을 느끼게 한다. 짓밟히고 철저히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그들은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일어섰다. 일어서되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그 모든 배경에 유대인들의 신앙인 유대교와 그에 근거한 탈무드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유대인’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혐오감과 배척을 했는지 역사의 과정을 통해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의 압력을 느끼며, 거대한 흑막의 배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유대인들에 대한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일독을 권하기에 분량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권유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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