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용현 Apr 10. 2018

선택의 역사

창 11:10-12:9

  셈의 족보가 기록된다. 왜 많은 종족 가운데 특별히 셈의 족보를 기록하고 있을까? 바벨에서 흩어진 숱한 인류 가운데 셈의 족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셈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이다.    


  성경의 기록은 인류의 모든 종족의 역사를 다 기록하지 않는다. 성경이 기록하고자 하는 특수한 목적을 따라 언급하는 것이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선택된 자의 역사이다. 세속사와 구분되는 역사인 구속사이다. 구속사를 따라 해석하지 않으면 세속사는 무의미하다. 셈의 후손 가운데 오실 여인의 후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줄기가 특별한 인물들로 지목되어 기록된다. 가장 굵직한 인물이 아브라함이다. 셈의 족보를 기록하는 중에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에 집중된다. 하나님의 선택이 아브라함에게로 집중됨을 뜻한다.     


  그들이 거주한 지역은 갈대아 우르로 도시를 이룬 당시 문명의 중심지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는 인간 중심의 문화가 발달하고 바벨의 성향을 갖는다. 바벨의 성향이라 함은 하나님을 거역하는 문화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모이면 죄가 연합하여 크게 흥하고 결국 하나님을 대적하는 쪽으로 발전한다.    


  아브라함의 삶의 배경이 이러한 도시문화였음을 생각하게 된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 산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그 도시에서 떠나라고 하신 것에서 이런 내용을 생각하게 된다. 아브라함의 고향에서 일을 이루시지 않고 왜 다른 곳을 지목하여 떠나라고 하셨는가? 하나님께서 구속사를 이루실 태반으로 세상과 구별된 사람과 한 지역을 선택하셨다. 아브라함을 향하여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곳으로 가라 명하셨다. 죄악 된 문화와 사람들로부터 떠나 세상의 죄와 구별되는 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기르시려는 하나님의 작정을 엿볼 수 있다.    


  아브라함과 함께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루어갈 동반자인 사라의 상태가 어떠함을 언급한다. 사라는 불임이었다. 여자로서 아이를 잉태할 수 없다는 것은 커다란 약점이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과 사라로부터 후손을 생산함은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임을 분명히 보이심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에게 명령하신다. 그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약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언약은 사람의 행위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이루신다. 사람은 그 죄성에 따라 악을 생산하므로 하나님의 언약에 대해 신실하지 못함을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이 없으시다. 하나님은 자신의 언약에 신실하셔서 약정하심을 반드시 이루신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정의 말씀은 이렇다. 아브라함으로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을 주어 그 이름을 창대하게 하므로 그가 세상에서 복의 근원이 된다. 세상이 받을 복중의 복은 구속이다. 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됨이 세상의 복이다. 아브라함은 그 복을 이룰 자, 복의 근원이 될 자이다. 그러므로 땅의 모든 족속이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다.    


  하나님의 약정의 말씀을 듣고 아브라함은 순종하였다. 조카인 롯과 함께 고향을 떠났다. 믿음의 순종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합당한 삶의 방식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고 믿음으로 순종하였다.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날 때에 많은 제약과 염려가 있었을 것이지만 성경에는 아무런 언급 없이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냥 떠났다고만 기록한다. 성경에 기록된 언어는 굵다. 대체로 줄기만 기록하지 세세하게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이 진행되는 지를 보여줄 뿐이다.    


  아브라함이 벧엘 동쪽 산에 장막을 치고 그곳에서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모두가 죄악을 행하던 시대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불렀다. 하나님을 경외함을 보였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세상과 구별된 모습으로 살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가는 곳마다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고 말씀을 주셨다. 아브라함의 삶의 행로에 하나님께서 간섭하고 계신다. 단순히 한 개인의 삶의 스토리가 아니다. 세상의 구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진행되고 있고 어떠한 결말을 이룰 것인지를 내다보게 한다. 아브라함 한 개인의 삶에서 진행되는 하나님의 간섭하심은 바로 온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일하심인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 인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