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 날리기

추억에 대하여

by 함정식
<사진 : 풍등 날리기, 제천, Photo by 함정식, 2013>


소주 한잔에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그 시절의 우리.


간절한 만큼 절실했던 소원을

한 글자 한 글자 각자의 풍등에 적어본다.


풍등을 둘러서서 한 귀퉁이씩 잡고

어느 하나 허투루 날아가지 않게

모든 동작들이 조심스럽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떠올랐다가

새벽녘의 별처럼 사라진 풍등을 보노라면

우리들의 소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루어지면 한 순간 소멸해 버리는 소원보다,

언제까지고 꺼내 이야기할 수 있는

우리만의 추억으로 남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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