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씨일기 (2018.01.02)
2018년 1월 2일
새해 첫 출근날
-오늘의 일상
새해 첫 출근날이다.
회사는 9시반 -10시 사이로 자율출근인데, 그래도 새해 첫 날이니 9시반에 도착하기 위해
알람을 1시간 간격으로 새벽6시부터 맞춰 놓았다. 7시에 기상했지만, 안하던 스트레칭하고, 안하던 음악듣고
새해 첫 출근이라고 아침에 청소까지 하다보니 결국엔 늘 가던시간보다 지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늘 하는 일은 멤버들의 커피를 드립하고, 나의 아스플레니움 화분에 분무를 하는 것.
프리랜서로 10여년 살다가 지금의 멤버들이 좋아서 사무실에서 10개월째 함께 일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도 신입은 신입이라 밥값을 하지못해 마음이 내내 무겁긴 하지만, 커피 맛있게 마시는
멤버들만 봐도 아직까지는 회사생활은 꽤나 즐겁다.
당분간은 할 일이 많긴 할 것 같은데, 그래서 새해 첫날은 기분이 가볍다.
멤버들과 저녁을 함께 먹고 찬바람을 뚫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정과 가족, 개인의 가치관, 생계와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은 늘 이어지고 새롭다.
오늘은 새로 산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지만, 회사에서도 늘 촬영이 있기 때문에 DSLR도 함께 들고 다녔다.
덕분에 한짐을 하고 다녔다. 태균이가 선물해 주었던 카메라가방의 후크가 전부 부러져서
10년 가까이 쓰던 카메라 가방도 이제 정리를 해야하나 싶다.
달이 이쁘다는 포스팅들이 많이 보여서 은근 밤에 망원경으로 달 촬영을 고대했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홍시와 옥상으로 올라가보니 날이 흐려서 달도 흐리다
흐린 달도 이쁘긴 하겠지만, 사진으로 담으면 영 화이트 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틀어놓고 쉬고 있다.
방사능걱정으로 일본은 이제 못가겠구나 싶긴하지만, 나는 일본의 아기자기한 문화들과
일본인들의 특성을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엔 이런 표현도 편견이라고 하지만)
우리집이 하숙집일 때 일본인들과의 동거가 늘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런듯
나는 혼자 여행가면 먹는데 시간과 돈을 쓰지 않는 편이다.
제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혼자먹는것은 즐겁지 않다.
때문에 드라마의 혼디저트러의 내용은 구경으로 충분히 잼있었다.
언젠가는 도쿄에 먹으러 여행가고 싶기도 하다
혼자서는 가기 싫다.
홍시가 어제오늘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
날이 건조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건강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오늘의 다짐(작심3일 1년릴레이)
홍시의 건강검진 스케쥴을 잡아야 겠다.
무엇보다 괜찮은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홍시랑 산책하면서 갈 수 있는 병원 중에 골라야 하니 선택지가 적다.
대형견을 잘 봐주는 병원은 정말 흔치 않다. 수의학 공부를 해야하나.
아이패드나 메모장이나 이것저것 쓰고다니다보니 어디에 뭘 기록했는지 늘 기억이 나지 않고
기록한것들은 뒤섞여서 방치되다가 버려지게 된다. 몇 가지 기록장소를 정해서 해야한다.
아침이나 저녁때 가족들을 꼭 한번씩 만나서 안부를 묻자
어머니께서 등산에 취미를 붙이시니 일주일에 세번 뵙기도 어려운데, 이건 억울하다(내가 아들인데)
조카들도 점점 커가면서 삼촌보다 티비를 더 집중해서 보는데, 이건 억울하다(내가 삼촌인데)
-오늘의 잡생각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를 홀로 보냈다.
진심 살면서 이렇게 홀로 시간을 보내본것은 오랫만이다. 거의 집에서 홍시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보다보니, 약간 질투도 날 정도로 타인들은 즐겁게 사는것 같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 같은 마음인가, 다들 맛난것도 먹고 어울려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들도 날 그렇게 볼까 생각도 든다. 그러니 그런 부러움과 나의 허영스러운 욕구는
그저 생각하는것만으로 웃고말 게임플레이 같은 것일뿐 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에 닿고 만져지는 것들이 나의 삶이겠거니.
-오늘의 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