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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고 싶으면 밖에서 해결하고 오란다

by 일상이 글이 되는 순간

(민감한 내를 끌어내다 보니 멀쩡히 눈을 뜨고 있지 못하겠다. 잠을 좀 자고 일어나야겠다.)

사람이라는 것이 나쁜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 사람과 그 사람 주변이 다 싫어지나 보다.

아내가 원망스럽다 보니 아내의 부모 또한 보기도 싫고 잘해주기는 더더욱 싫다.

각방을 쓰고 있은지도 오래되어 언젠가 아내에게 "안아보고 싶다"라는 말을 꺼냈었다.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그렇게 하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해결하고 와"

너무나 충격적인 말이 돌아왔다.

각방을 쓰지만 어떻게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전에는 아내가 잠들어 있을 때 귀찮게 옆에 가서 살을 붙이고 있도 못 이기는 척하며 안아주었다.

그런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시댁과의 골이 깊어질수록 냉대해져 갔다.

아내는 밤 12시부터 1시 사이에 곤히 잔다.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다.

아내의 등 뒤에 달라붙어 껴안고 더듬어도 좀처럼 깨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내의 수면 패턴이 바뀌었다.

자다가도 옆에 살이 닿기만 하면 어떻게 알고 귀찮아하며 소리를 지르거나 저리 가라며 발로 걷어찬다.

그날도,

"안아보고 싶다 정말 한 번만 안될까"라며 사정하다시피 말을 꺼냈다.

"발정 난 개처럼 그러지 말고 밖에 나가서 해결하고 오라고 몇 번을 말해"

아내는 신경질적으로 말을 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내가 그래도 괜찮겠어"라고 반문을 하다가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내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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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출판사의 '국어교과서작품읽기 중1시'를 읽고 운명인 듯 글을 씁니다. 삶이, 자연이, 사물이, 일상이 글이 됩니다. 우연히 내게 온 당신께 길을 내기 위해 노크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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