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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신장


누군가 빨래 터는 소리에 눈길 한 번 돌려본다

옆집 젊은 남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에 눈길 한번 모아 본다

옆집 젊은 남자 내외가 마트 갔다 오나 보다


빨래 널 땐 젊은 남자 혼자였는데

마트 갔다 올 땐 둘이 된다


누군가 청소기 돌리는 소리에 눈길 한번 돌려본다

앞집 아저씨가 현관문 열어 놓고 청소한다


누군가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에 눈길 한번 모아 본다

앞집 아저씨 내외가 마실 가시나 보다

청소할 땐 아저씨 혼자였는데

마실 갈 땐 둘이 된다


나도 청소하고 빨래할 땐 혼자지만

밥 먹고 마트 갈 땐 둘이 된다


요즘 남자들

다 그런가 보다


여권이 많이 신장됐다


남자들은 힘들겠다

남자들이 불쌍하다


여성들이 부럽다

여성들은 편하겠다


내 아버지 때는 안 그랬는데,


옛날의 아버지들이 어머니들에게 너무 심하게 해서 전세가 역전됐나 보다

옛날의 어머니들이 많이 고생해서 요즘 여성들이 편해졌나 보다




(이 시는 남녀를 차별하거나 한쪽을 옹호하는 의도가 없으며 제가 보고 느낀 것을 시로 표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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