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쉼에 대해

by 함성희

왜 그런 날 있잖아요. 무척이나 버겁고 힘들고 지쳐서 주변 사람들의 말이 아니꼽게 들리고 친구들과 연락도 귀찮은 날 그냥 혼자 있고 싶은 날이요. 저는 그런 날이면 동굴을 찾습니다. 나 혼자 숨어 있을 수 있는 동굴이요.


그렇게 숨어 들어간 동굴에서 내 마음의 에너지가 충전될 때까지 얼마든지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런 절 보며 주변사람들은 '또 저러네', '우울증 도졌네'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느껴지면 다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자리를 툭툭 털며 밖으로 나갑니다. 그러면 또 사람들은 '뭐 하다 이제 왔냐'라고 비난하거나 말없이 평소와 같이 대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입니다. 제 주변엔 언제나 말없이 묵묵히 저를 믿고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어쩌면 제가 찾는 동굴은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롭고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 잠시 쉬겠다는 이야기에 어떤 의심 없이 미소와 격려로 화답해 주는 그런 따뜻한 동굴 말입니다.


이런 따스함이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고 그 에너지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든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저도 따뜻한 동굴을 가진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언제든 누구든 들어와 쉬었다가 다시 떠날 수 있는 그런 안식처 같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동굴에 찾아오는 이들을 토닥이며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이 지치면 고립된 느낌을 받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점점 더 혼자 있으려고 합니다.


이는 마치 동물들이 다치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구석으로 숨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구석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지요.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뇌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안전함을 추구하려고 노력하지요. 안전함을 추구하는 행동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가장 안전하게 생각하는 장소에서 머무르려고 합니다.


결국 힘들거나 지칠 때 혼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본능입니다.


그러니 지치거나 힘들어 혼자서 쉬고 싶다고 느껴지면 안전한 곳에서 쉬어야 합니다. 충분히 쉬고 나면 다시 움직여도 된다는 신호가 옵니다. 그 신호는 몸을 움직이고 싶다거나 맛있는 걸 먹고 싶다거나 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등의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그럼 그때 다시 움직이면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쉬는 게 참 어렵습니다. '지금 쉬면 따라 잡히는데', '쉰다고 하면 내 자리가 영영 사라지는 거 아닌가'라는 현실적인 고민들 때문이지요. 그래서 쉼 보다는 포장된 긍정을 실천합니다.


포장된 긍정은 멋지고 강해 보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계속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마법의 주문도 있습니다. '괜찮다', '할 수 있다'가 대표적인 주문이죠.


하지만 예쁘게 포장한다고 해서 힘듦이 살아지는 건 아닙니다. 예쁜 장미 꽃다발을 선물 받았는데 뾰족한 가시에 손이 찔려 상처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예쁜 장미를 예쁜 포장지로 포장한다고 해도 뾰족한 가시를 없애지 않으면 선물을 하는 사람도 선물을 받는 사람도 다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장미 꽃다발을 만들기 전에 장미 가시를 먼저 정리합니다. 이런 정리하는 작업이 우리의 쉼과 같습니다. 장미 가시가 손에 찔리면 아픕니다. 우리의 스트레스도 장미 가시와 같이 뾰족합니다. 나와 남을 찌를 수 있죠. 그러니 쉼을 통해 스트레스 정리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를 정리하는 것은 나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잠시 쉬겠다는 용기를 가져보세요. 한 가지 분명한 건 당신의 쉼을 응원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당신을 응원하는 것처럼요.


다시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그러니 용기를 내세요. 용기를 내어 쉬고 당신의 마음에 난 가시들을 정리해 보세요. 당신의 쉼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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