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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들 Feb 09. 2017

미친 놈들

다미엔 차젤레, <위플래쉬>


위플래쉬(2015)


미친 영화를 봤다. 마지막 장면이 크레딧 화면으로 넘어가는 순간, 조여져있던 심장에서 튀어오르는 탄식과 양손에 베인 땀. 이건 내가 재즈페스티벌에서 돗자리 펴고 앉아 산들바람 맞으며 아조오타 하던 그런 기분이 아니고. 그런 속 편하고 낭만적인 음악 이야기를 하는게 절대 아니고. 광기과 희열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생존의 이야기다. 선생은 제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 낙하산도 없이 밀어버리고는 '그치? 너 날개 없잖아'하며 조롱하는 정신나간 천재고(강하게 키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진짜 열받은 미친놈 같아보인다, 어쩌면 그 안에 제자의 반격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을지 몰라도 제정신 아닌 건 확실하다), 제자는 교육자 자격도 없는 그 '엿이나 먹을' 선생에게, 제자의 이름표 따위 떼어버리고 예술가의 '신호'로써 스틱을 휘두르며 응수한다. 그러자 기가막히게도 제자는 날아오르고, 선생은 오랜기간 기다렸던 '찰리파커'를 만난다. 이것은 선생도 제자도 계획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계에 부딪쳤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이 한계를 넘어서면 난 찰리파커가 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끝이야'라고 생각한다. 그게 한계다. 그러니까 그걸 넘어서는 일은 결말을 알고보는 이런저런 영화들의 이야기보다는 훨씬 더 뭐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제대로 보여준다.

내 숨통을 가지고노는 드럼연주, J.K시몬스의 연기, 전율의 밤이다. 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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