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집말이야
집이있어 다행이다. 문을 벌컥열자 눈물이 벌컥한다.
현관문을 열면, 여전한
내 집의 냄새, 온기, 따뜻한 소파 그리고 변함없는 너.
내 책상, 누울수 있는 내 침구. 따뜻한 물이 나오는 욕조까지.
현관문을 열며 감사하고 들어온적이 언제인가. 집에 다 왔음에 안도하고 기뻐했던게 언제인가.
유인물을 정리하다 베인 손에 반창고를 붙이며 생각해본다.
집은 반창고가 아닐까.
나와 함께 나이드는 내집, 나와 함께 사계절을 보내는 내 집.
오늘 같은날, 말없는 친구가 되어주는 나의 둥지.
눈이 멀것같은 섬광에 새벽 개밥바라기별의 별빛을 잊고사는것은 아닌지. 어떤이의 책의 제목처럼,
밤이되면 '누구나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이 힘든 날이되었던, 기쁜날이었던, 바쁜날이었던,
누구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나도 너도 모두.
그대들이여 나의 귀가를 방해하지 말아줘. 난 오롯히 집으로 가려해.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퇴근시간에 맞추어.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집으로.
내 여가시간이 시시하다고 웃어넘기지 말아, 집으로 돌아오는길은 때론 멀기도해.
트래픽에 시간이 지연되거나 가끔 사고도 나거든.
그래도 난 오늘 무사히 집으로왔어.
발을 60수짜리 광목이불에 쏘옥 집어넣고 가슴팍엔 쿠션을끼고
낮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음악을 듣고있지.
무슨일이 있었건, 아무렴어때. 난 이미 집에 있는걸.
그러니 당신들이여, 그대들도 오늘 하루 무사히 귀가하기를. 귀가길이 지루하고 피곤하더라도.
무사히 귀가하여 당신들의 둥지에서 편안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