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출발을 자축하며
사실 150번째쯤 되려나,
아직도 나의 서랍에는 발행하지 못한 글이 가득하다.
부족하지만 발행한 글들로, 친구도 제법 사귀었고, 못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사실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크리에이터 뱃지를 받을만큼의 전문 지식을 풀어내는 것도 아니다.
오직 이 공간은 나의 선善을 위한 공간이다.
善은 절대적인 善이 아니다. 그저 세상에 대한 내 해석을 덧붙인 진실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말한다.
'아는 것이야 말로 소설의 윤리이다'
그저 나는 내 이야기에 호흡을 불어넣을 뿐이다.
그리하여 보통의 인간이 공감하고, 세상에 대한 해석의 폭이 넓어진다면 난 그것으로 된것이다.
당신이 나로 인해 덜 외롭고, 덜 슬퍼하고, 더 슬퍼하고, 더 외롭다면
난 그것으로 된것이다.
100번째 글을 쓰는날 공교롭게 대학원 첫 개강식이있었다.
다음 교수님의 다섯번째 문장을 보고 폭소하였다.
'작가로서 자리잡기전까지 가난을 견딜 각오가 되어있는가'
이미 가난하기에 다행이다. 이미 각오가 되어있기에 다행이다.
그렇게 오늘 나는 대학원 첫 수업과 함께 글에 가까워졌다.
나의 글이 남색이면 어떻고 무채색이면 어떠하랴. 그 색이 나의 색인것을,
누군가 핑크와 민트로 가득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면, 나는 조금 응달진 곳에서 나의 역할을 다 할것이다.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이 그렇다. 물론 조금 다른색을 써서 쓴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글을쓰면 자유로워 질까 했으나
100번이나 글을쓰고 느낀것은 여전히 나는 나다.
내가 내 자신을 바꾸려하지 않아도. 여전히 나는 아름답고, 당신을 사랑하며, 곤색의 스펙트럼에 존재한다.
여전히 눈물이 많으며, 여전히 당신들의 글을 사랑하고, 여전히 당신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곧 마주하길, 나와 같은 빛깔의 사람을 만나면 소리죽여 눈물흘리길, 당신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아름다운 글을 쓰길.
나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