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 May 03. 2024

55364의 생존신고

큰 학교에서 살아남기

내가 만약 학교에 대한 글을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소 적응을 했다는 의미이다

나의 글은 외로움과 고독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밝고 경쾌한 것들은 '소재로 써야겠다'라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작문을 스스로 하기 어렵다.

하지만 매일 남색의 글만쓰기에는 구독자들 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오늘은 큰학교에서 살아남고 있는 시간표시수 클론 55364의 근황을 들려 드리고자 마음먹었다.


1. 매일 몸을 담고 있어도, 리아스식 해안의 고립된 섬 같은 독립성을 키워주는 집단이 있는가 하면,

아주 가끔 만나도, 나를 어미새가 있는 둥지 같은 곳으로 옮겨다 놓는 모임이 있다.

어제 저녁에는 오랫만에 따순 모임에 참석하였다.

한시간 넘게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게 소속감과 나무그늘이 되어준 당신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나를 때때로 무장해제 시키는 모임들중 하나.




2. 그러나 무장해제 대신 완전군장행군복을 풀세팅 시키는 곳이 있기 마련인데. 물론 그런 집단에서도 잘 적응해 나가고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으며, 마음을 나누고있다. 조금씩 속 이야기를 하고있으며, 학교 밖에서 약속을 잡아 서로 기대어보기도 한다. 어떤 새 친구랑은 새벽이 다가도록 이야기를 나눈다. 책에대하여 삶에대하여. 백석시인에 대하여. 감사할 일이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내 마음도 전달이 되었길.

그리하여 나의 군복도 하나씩 내려놓고 있는 중이다. 아. 이렇게 55364라는 시간표에도 따뜻함을 느끼고 적응할수 있구나. 


3. 나의 새벽시간은 여전하다.

일찍?일어나 커피를 내린다. 작은 베이글 조각에 손수 만든 카이막을 콕콕 찍어 발라먹고. 나즈막한 음악을 블루트스에 연결한뒤. 이렇게 날 바라봐주는 백색 화면 앞에서 알수없는 친구들인 당신들을 향해 글을 쓰고 사색하는것. 여전히 나만의 시간은 행복하게 반복되고 있다. 


4. 리프레쉬를 위한 운동을 시작하였다

너무 디프레스 되는 날이 잦아지는것 같아 보였는지, 최측근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장비가 다 갖추어지지 않았지만, 예전에 하던 운동이라 무리없이 레슨을 따라가고 있다. 양지와 음지의 균형을 맞춰 주려고 항상 내옆에서 애써주는 최측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수 없으니까. 난 응큼한 사람들을 멀리하고싶다. 뜬금없이.


5. 이번주 연재는 쉬어갈 예정이다. 레퍼런스 파일이 5월7일 도착하는바람에 원고 수정과 표지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어쩔수 없이 미루어진다. 많지않은 구독자 수에도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한분한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싶었다. 



나를 생각해주는 모든이들에게 감사하며. 또 나와 함께 해주는 당신들에게 감사하며.





각주**임윤찬님의 고백을 인용해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잔인한 4월의 마지막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