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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 May 29. 2018

[斷想] 약한, 그런 것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묘해서

행복 속에서도 불행을 느끼고 말아


칭찬 뒤엔 실수가

웃는 끝엔 울 일만 남은 것 같은 아슬한 기분


유약하긴 또 좀 유약한가

절망은 절망대로 상처는 상처대로

늘 너무 생생해서

사람 하나 무너지는 건 아주 우스워

참 우스울 정도로 하찮고 우스워


이 안도감이 언제쯤 무너질까, 앞선 걱정에

감정은 자꾸 팍팍해져


자신을 믿지 못하는 두려움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불안함



실은,

밑바닥을 보이기 전에 도망치고 싶은 거야

무너지기 전에 뒤돌아서고 싶은 거야


다 닳기 전에 미리 버리면

작은 찌꺼기라도 남아 자존심 하나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허름하고 구멍 난, 그 허약한 속이 영원히 보이지 않게


근데, 그렇대도 대수인가 뭐

너도 그러고 살겠지, 너도 그렇게 버둥대며 살겠지, 라는 마음으로 위안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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