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 도시 계획의 새로운 미래.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 모두 아자부다이 힐스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기획부터 준공까지 무려 34년이 걸렸고, 5조 6천억 원의 공사비가 투자된 거대한 프로젝트, 아자부다이 힐스에 대해 알아볼까요?
아자부다이 힐즈는 '도쿄의 미래를 만드는 부동산 디벨로퍼'라 불리는 모리빌딩이 만들었습니다. 모리 빌딩은 다른 부동산 개발회사와는 다릅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 명확하고, 혁신적이고 예술적인 방향으로 도시를 혁신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회사입니다. 모리빌딩은 도쿄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냈고, 자연과 융합된 도시 경관과 사회적 문제를 풀어내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 나가며 도시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모리 다이키치로는 원래 요코하마 시립대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51세에 모리 부동산을 설립해 대학교수와 부동산 사업을 병행하다가, 1959년 55세 때 본격적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커뮤니티와 문화를 고려하여 도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는 노후화되어 안전 문제가 있고, 잠재력에 비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도심부를 새로운 도시 모델로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모리 다이키치로는 출퇴근 지옥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이 가능해지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동네를 꿈꾸었습니다. 또한 재해에 강하고 안전한 도시, 글로벌 지성인들이 모여 함께 일하고 자유롭게 교류하며 새로운 시대의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이 탄생하기를 바랐습니다. 출산율 저하, 고령화, 인구 감소와 자연재해와 같은 현대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 주거, 문화, 휴식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콤팩트 시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모리빌딩은 아크 힐스 (1986년) 시작으로, 롯폰기 힐스 (2003년), 오모테산도 힐스 (2006년), 도라노몬 힐스 (2014년) 등 대규모 복합단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아자부다이 힐스의 부지는 롯폰기와 도쿄타워 근처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중요하지만, 좁은 골목과 언덕, 오래된 건물과 작은 주택이 많아 다소 낙후된 곳이었습니다. 모리빌딩은 이 지역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부지 내 주택, 사업체, 대지 소유주 300여 명과 협의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1989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17년 9월에 마침내 도시 계획 승인을 받았고, 2023년에 완공되어 11월에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아자부다이 힐스의 컨셉은 자연에 둘러싸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광장 같은 동네입니다. 따라서 먼저 중앙에 광장을 배치하고, 이곳과 주변을 이어주는 랜드스케이프를 계획했습니다. 건물을 먼저 배치하고, 남은 공간을 녹지로 조성하는 기존의 도시 개발과는 다른 접근입니다. 이로 인해 부지의 3분의 1이 녹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지성인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를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에, 세계적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을 유치하기 위해 국제 학교와 예방의료센터를 전략적으로 배치했습니다. 또한, 현시점 일본 최고 높이의 오피스 타워를 건설하고, 하이엔드 레지던스와 호텔을 유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르메스, 디올, 까르띠에 등의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갤러리와 대형 푸드마켓을 기획했습니다.
아자부다이 힐스 내 JP모리타워의 최상부에 위치한 펜트하우스가 2천억 원에 팔린 일은 일본 내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는 화려한 건축 뒤의 비전과 새로운 도시 라이프를 위한 혁신을 상징한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리빌딩의 비전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면, 아자부다이 힐스가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게 한 것은 토마스 헤더윅의 물결치는 건물 디자인과 중앙 광장의 구름 같은 캐노피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마스 헤더윅은 전통적인 분류를 무시하고 도시 계획, 건축, 인테리어, 그리고 제품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경계 없이 활동하며 탁월한 성과를 내어 우리 시대의 다빈치로 불리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입니다.
"감성은 건축물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건축물에 깃든 감성은 사람들의 영혼을 고양시키고, 사람들 간의 교감을 만듭니다. 건축물이 우리에게 정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대합니다."
헤더윅의 철학은 그가 자란 환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런던의 구슬 가게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그는 어릴 적부터 재료와 공예에 친숙해졌습니다. 주말에는 건축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와 세계 유명 건축가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해요. 어린 헤더윅은 재료와 창작이 영혼을 충만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동시에 주변의 많은 대형 건물들에 영혼과 감성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건축물의 디자인에서 감성이라는 본질적인 요소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게 되었어요.
토마스 헤더윅은 아자부다이 힐스의 저층부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과제는 고층 빌딩과 상업 시설이 계획된 저지대를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할 것인지였습니다. 구릉지 지형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언덕을 유지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고, 헤더윅은 이 지형적 특성을 강조하는 곡선 형태의 건물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덩굴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구조물인 퍼걸러에서 영감을 받아, 부지 내의 고저 차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동시에 녹지와 아자부다이 힐스의 외부 조경을 포용할 수 있는 유기적인 디자인을 구상했습니다.
덩굴식물의 줄기를 연상시키는 건물 디자인은 가든플라자 B동 지하 정원에서 시작됩니다. 토마스 헤더윅은 여기서 시작된 줄기가 무럭무럭 자라 단지를 휘감고 거대하게 번성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이곳은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곳이자, 건축물 안에서 자연의 힘과 조화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유기적인 곡선과 자연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각 줄기는 유리 섬유 콘크리트에 돌을 혼합하여 제작했습니다. 이 공간은 실제로 보았을 때 사진보다 훨씬 감동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사진만으로 보았을 때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처럼 느껴졌지만, 방문해 보면 자연의 질감이 녹아들어 무척 매력적입니다. 각 줄기와 기둥은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고, 여기에 조약돌과 같은 촉감이 더해져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중앙 광장에는 헤더윅이 디자인한 물결치는 건물들과 함께 거대한 지붕 구조물인 '더 클라우드'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사람들이 모이는 휴식 공간이자 다양한 활동이 열리는 이벤트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구름 같은 이 구조물은 예술적인 퍼블릭 아트로서 중앙 광장의 아이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경 작업은 헤더윅 스튜디오와 현지 원예가가 협업했습니다. 단지 어디서나 자연을 마주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해요. 중앙 광장에는 잔디를 깔고, 320종의 다양한 식물을 심었습니다. 또한 건물 사이와 저층부에는 작은 정원과 계단식 녹지를 조성하여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자부다이 힐즈의 중심거리에 심은 벚꽃은 한꺼번에 피지 않는다고 해요. 일부러 개화 시기가 다른 벚꽃들을 심어서 2월부터 5월까지 계속하여 꽃이 피고 진다고 합니다. 자연을 존중하면서도 지역의 계절적 변화를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시대를 선도하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모리 빌딩의 비전은 이 시대의 천재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토마스 헤더윅에 의해 실제로 구현되었습니다. 언덕을 품은 물결치는 건물과 구름 같은 캐노피를 갖춘 중앙 광장, 그리고 단지 전체를 연결하는 조경을 바라보며 그들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조경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도 아자부다이 힐스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입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할 기회를 늘리겠다는 목표로, 약 9,300m²의 면적을 미술관, 갤러리, 공공미술 공간으로 할애했습니다. 토마스 헤더윅 스튜디오는 정원에 놓인 랜드마크 조각품과 몰입형 설치물, 그리고 벤치로 활용되는 도구 겸 오브제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가든 플라자의 지하 1층에는 디지털 아트 뮤지엄 팀랩의 보더리스가 자리하고 있으며, 2024년 9월에는 소우 후지모토가 설계한 페이스 갤러리 도쿄가 개관할 예정이라고 해요.
'지도 없는 박물관'으로 잘 알려진 팀랩 보더리스는 경계 없는 연속된 하나의 세계에 어우러지는 예술을 선보입니다. 미로처럼 연결된 방들은 경계 없이 이어져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며, 작품들도 방을 넘어서 이동합니다. 작품들은 방문자의 터치에 반응하여 변화하거나, 다른 작품들과 소통하며 때로는 서로 융합합니다. 방문객들은 이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탐험하고 발견하며, 다른 이들과 함께 새로운 작품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즐깁니다.
어두운 통로를 지나 문이 열리면, 다채로운 빛과 향, 소리가 어우러져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계속해서 피고 지는 꽃들을 바라보며 가장 빨리 피는 꽃이 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꽃은 계속해서 피고 집니다. 가장 먼저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도, 가장 오래 향기를 내는 꽃도 아니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어요.
나비가 다가오다 떠나고, 그러다 다른 나비가 찾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 번 놓쳐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른 나비가 다시 오기 때문입니다.
물의 흐름을 바라볼 때는 과거의 영광이나 아픔, 부끄러움에 묶이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흐르는 세상 속에서 내 삶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정해진 순서도 경계도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걷다가 마음이 끌리는 것을 발견하면 방향을 틉니다. 그리고 같은 공간으로 여러 차례 돌아와도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방황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탐색하며, 다른 작품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모리빌딩의 비전과 토마스 헤드윅의 감성적인 디자인, 그리고 예술이 결합하여 아자부다이는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도쿄에 가신다면, 꼭 아자부다이 힐스를 방문해 보세요!